SK에코플랜트, 부산 광안2구역에 공사비 553억 증액 요구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 ‘드파인’ 론칭 후 첫 적용 사업장 3.3㎡당 445만원→695만원→750만원→830만원까지 착공이래 인상 시도 ‘세 번째’ 시공사 측, 외산 자재 발주 위해 도급 증액 총회 의결 촉구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SK에코플랜트가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 드파인을 적용한 국내 첫 사업장 부산 광안2구역(드파인 광안) 재개발조합에 공사비 553억원 증액을 요구했다. 평당 공사비로 환산하면 현재 시공중인 서울 강남권 한강벨트 재건축 공사비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조합에서는 시공사의 공사단가를 제안에 대해 적정성 논의에 나섰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부산 수영구 광안2구역 재개발조합은 최근 한국부동산원에 공사비 검증을 요구에 나섰다. 이와 동시에 조합 자체적으로 공사비 협상단도 꾸렸다. 시공사인 SK에코플랜트가 설계변경 및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 ‘드파인’ 스펙에 맞는 외산 마감재를 적용함에 따라 자재비용이 올랐다며 추가 비용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2월에도 공사비 인상을 요구해 3.3㎡당 445만원에서 695만원으로 한차례 상승한 바 있다. 그리고 4개월 뒤인 지난해 6월에도 378억원 상승을 요청하며 3.3㎡당 750만원으로 또 두 번째 올랐다.
그런데 이번에 또다시 3.3㎡당 553억원 가량의 세 번째 추가 인상을 요구하며 3.3㎡당 공사비 830만원대를 찍을 태세다. 착공 이래 공사비 인상만 세 번째인 것이다.
SK에코플랜트는 도급 증액 세부 항목으로 ▲사업 시행 도면 기준 변경에 따른 물량증가(391억원) ▲조합원 특화 상품 업그레이드(51억3000만원) ▲착공 기준일에 따른 물가지수 조정(43억원) ▲일반분양 및 조합원1+1옵션공사비(42억원)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SK에코플랜트는 외산 자재 발주를 위해 빠른 시일내에 총회에서 공사비 증액을 의결할 것을 조합에 요구했다.
조합원 사이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SK에코플랜트가 요구하는 드파인 광안이 요구한 공사비는 현 시점에서 비교했을 때 총 사업비 10조원 이상이 쓰이며 단군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불리는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현대건설, 디에이치 클래스트)의 공사비보다도 높다.
이 사업장은 단지 내 커뮤니티에 오페라하우스, 아이스링크, 실내 식물원 등이 조성될 것으로 이름난 초고가 단지다. 1년 전인 지난해 9월 현대건설은 조합과 3.3㎡당 공사비를 792만원에 마무리 지었다.
향후 공사비 인상이 있을 순 있어도 적어도 현재 시점에서 봤을 때 광안 드파인의 공사비가 서울 강남권 디에이치 클래스트 보다 더 높은 것이다.
광안2구역 한 조합원은 “왠만한 사람들이 다 모르는 브랜드 ‘드파인’이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높고 브랜드 인지도가 월등히 뛰어난 현대건설의 강남권 사업장 공사비보다 높을 이유가 없지 않나”라고 반발했다.
조합도 시공사의 공사비 증액 요구에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한국부동산원에 공사비 검증을 신청했지만 부동산원 검증 결과는 내년 3월이나 돼야 나올 예정이다. 그때까지 총회를 미루며 부동산원의 검증 결과만 기다리게 되면 자재 발주 등 공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또한 내년 6월로 예정된 준공 및 입주 일정이 지연될 우려도 있다. 이에 시공사와 공사비 협상을 선제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조합 관계자는 “준공·입주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시공사와의 공사비 협상을 선제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광안 드파인은 부산광역시 수영구 광안동 일원에 위치하며 지하 2층~지상 31층 10개동, 총 1233세대 규모다.
해당 사업장은 지난해 하반기 분양에 나섰지만 완판에 실패했다. 조합에 따르면 분양 후 약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미분양 물량이 약 47세대 가량 남아있다.
조합은 중도금 전액 무이자와 발코니 확장까지 무상 제공 등의 혜택으로 연내에 미분양을 전부 소진하는 게 목표다.
그러나 만약 실패한다면 공사비 인상에 미분양 물량까지 더해져 조합원들이 입주 시 내야 하는 추가분담금은 늘어나게 된다.
조합 관계자는 “법인세 등까지 모두 다 내고 비례율 100.8%를 못 맞추면 조합원들이 입주시 내는 추가분담금은 늘어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