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 매도 보고서에 알테오젠 ‘반박’···바이오 대장주 주가 향방은
UBS 또다시 부정적 의견 담은 보고서 발간 알테오젠 측 홈페이지 통해 공개 반박 나서 국내 증권사는 긍정적 전망···목표가 최고 77만원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이자 바이오 대장주인 알테오젠을 두고 외국계 증권사인 UBS증권이 ‘매도’ 의견을 유지한 보고서를 다시 내면서 주가 향방이 주목된다. 알테오젠의 수익성에 대한 기대감이 과도하다는 분석인데, 알테오젠 측에서 해당 보고서를 직접 반박하며 공방이 벌어진 상태다.
24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에서 알테오젠은 전날 4.93% 하락 마감했다. 미국 제약사 머크가 알테오젠의 플랫폼을 적용한 항암제 ‘키트루다 SC(피하주사제형)’와 관련해 유럽에서 승인권고를, 미국 FDA에서 품목 승인을 획득하는 대형 호재가 있었음에도 주가는 힘을 내지 못한 것이다.
이날 주가 하락은 UBS증권의 부정적인 보고서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UBS증권은 지난 22일 알테오젠에 대한 보고서를 내고 “시장의 낙관적 전망과 달리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유지한다”며 종전에 제시한 목표주가 27만원과 투자의견 ‘매도’(Sell)를 유지했다. 보고서가 작성되기 전 알테오젠 주가가 47만2500원인 것을 감안하면 고평가됐다는 지적이다.
UBS증권은 키트루다 SC의 승인 자체는 호재이나, 수익화 속도가 느려 단기 모멘텀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봤다. 머크로부터 로열티를 수취하는 알테오젠은 키트루다 SC의 판매량이 증가할수록 유리한데, 키트루다 SC 판매가 시장 예상인 200억달러(약 27조원)가 아닌 80억달러(11조원)에 그칠 것이라는 점과 유사 약물의 SC 제형 전환율이 3.5%에 불과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 밖에 UBS증권은 “투자자들 ADC(항체-약물 접합체) 관련 기술을 보유한 알테오젠이 단기적으로 신규 라이선스 계약을 성사시킬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면서 “현재 시장 기대는 다소 앞서가 있다”라고 밝혔다.
이 같은 매도 보고서가 나오자 알테오젠이 직접 반박에 나섰다. 알테오젠은 전날 오후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FDA 허가로 인해 ‘ALT-B4’(알테오젠의 SC 전환 플랫폼)의 기술력과 안전성을 검증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지난번과 동일한 논리로 리포트가 작성된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해당 내용을 논박했다.
알테오젠 측은 해당 보고서에 대해 “유럽 승인은 내년으로 예상되던 시장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나왔다”며 “전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큰 제약시장인 유럽의 빠른 승인은 키트루다 SC의 매출을 더욱 빠르게 높여줄 수 있는 긍정적인 뉴스임에도 이런 부분은 (보고서에) 전혀 반영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UBS증권이 짚은 SC 전환율과 관련해서도 알테오젠 측은 “키트루다 SC를 (SC 전환율이 낮은) 경쟁 제품인 옵디보 SC, 티센트릭 SC와 직접 비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알테오젠 공지에 따르면 경쟁 제품인 옵디보 SC가 단독요법만 가능해 처방 대상 암 환자가 제한적이고, FDA 허가 적응증도 19개로 기존 IV(정맥주사) 제형 대비 76% 수준에 그친다고 밝혔다. 또 티센트릭 SC는 환자 기반이 줄어들고 있는 데다 투약 시간도 길어 키트루다 SC 대비 편의성과 경제성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알테오젠 측은 “현재 10여개의 제약·바이오기업들과 라이선스 딜에 대해 논의하고 있고 이들 기업은 단일클론항체, 이중항체, ADC, RNA 등 다양한 모달리티(modality)에 당사의 ALT-B4 기술을 적용해 피하주사로 개발하고자 한다”며 UBS증권이 지적한 ADC 기대가 과도하다는 점 자체에 대해선 잘못된 분석이라고 답했다.
이 같은 공방이 펼쳐지면서 향후 알테오젠의 주가 흐름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국내 증권사들의 경우 UBS증권과는 반대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키트루다 SC의 성과 가능성이 높고 코스피 이전 상장 모멘텀도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22일 보고서를 통해 목표가 77만원과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고, 같은 날 하나증권도 55만원의 목표가와 투자의견 ‘매수’를 고수한 보고서를 냈다.
한편 이날 다시 UBS증권이 비만약 치료제에 대한 시장 규모를 하향 조정하면서 바이오 업종이 약세를 보였다. 알테오젠 역시 이 같은 분위기와 함께 전날 대비 3.63% 하락한 46만4500원의 주가로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