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설 또 나오는 ‘롯데손보’···이번엔 새주인 찾나
금융지주 관심 보였단 관측···사실상 유일 매물 높은 가격이 부담···신계약 수익성은 계속 하락 자본건전성도 악화···"몸값 내려야 거래될 것"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최근 다수의 금융사가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위해 움직였다는 소문이 나오면서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롯데손보는 현재 시장에 나온 매물 중 유일하게 정상적인 매물이기에 관심을 꾸준히 받고 있다. 하지만 수익성·건전성 모두 악화되고 있어 결국 롯데손보가 가격을 낮추지 않으면 매각은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손보는 현재 상시 매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금융지주와 협상을 진행했지만 거래가 성사되지 않자 본입찰 참여 여부와 관계없이 수시로 투자사들과 접촉해 매각 협의를 해나가기로 한 것이다.
현재 다수의 보험사가 롯데손보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딜로이트안진을 회계자문사로 선정하고 롯데손보 실사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투자금융은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보험사 인수합병(M&A)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일각에선 신한금융지주가 인수를 검토했단 소문도 나온다.
롯데손보가 꾸준히 매각설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이유는 사실상 유일한 손보사 매물이기 때문이다. 예별손해보험(옛 MG손해보험)도 시장에 나온 상황이지만, 이 보험사는 금융당국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한 곳이다. 손보사 인수가 급한 금융지주는 롯데손보를 사들이는 것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신한금융 인수설이 제기된 이유다.
하지만 실제로 롯데손보가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진 미지수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몸값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금융과의 인수 협상을 벌일 때도 모기업인 사모펀드 운용사인 JKL파트너스는 높은 가격을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 거론된 몸값 3조원은 JKL이 기대했던 수준이란 것이다. 당시 우리금융이 계속 ‘과도한 가격을 지불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도 그만큼 롯데손보의 몸값이 높았다는 것을 방증했단 것이 다수의 시각이다.
특히 신한과 같이 은행 기반의 금융지주는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 때문에 높은 인수가를 지불하기 더욱 어렵다. 금융지주는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를 늘리기 위해 자본비율을 더욱 보수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그런데 금융지주가 보험사를 높은 가격으로 사들이면 자본비율은 더 크게 하락한다. 밸류업 계획을 이행하는 데 그만큼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현재 롯데손보의 기초체력은 높은 몸값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우선 새로운 계약의 수익성이 계속 하락 중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롯데손보의 신계약 수익성(보험계약마진/미래 현금유입액)은 12.7%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1.1%포인트 크게 내려갔다. 작년 전체 기간동안 기록한 신계약 수익성도 13%로 전년 대비 2.5%인트 하락했다.
롯데손보가 보험계약마진(CSM) 규모의 성장이 꺾인 이유다. 올해 6월 말 기준 롯데손보의 CSM 잔액은 2조2677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525억원 감소했다. 특히 롯데손보는 무·저해지 보험 손해율에 대해 당국이 권고한 방식이 아닌 예외모델을 적용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원칙모형을 적용하면 6월 말 기준 CSM은 약 3000억원이 빠진 1조9074억원이 된다.
자본건전성 악화도 진행형이다. 6월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은 129.46%로 작년 말 대비 25.13%포인트 내려갔다. 킥스의 일부 항목 적용을 10년간 유예해 주는 경과조치를 적용했는데도 불구하고 당국의 권고치인 130%선을 밑돌았다. 시중금리가 내려가 보험부채가 크게 불어나면서 자본이 깎인 영향이다. 더구나 롯데손보는 구체적인 자본확충 계획도 제대로 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결국 M&A 성사 여부를 가를 요인은 가격”이라면서 “하지만 JKL도 롯데손보를 인수하는 데 들인 투자금과 금융비용이 있기에 가격을 선뜻 내리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