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일본으로”···소형 전기차 눈 돌리는 현대차·기아
현대차, IAA 모빌리티에서 콘셉트 쓰리 첫 공개 올 상반기 기아 EV3, 유럽 전기차 6위 기록···소형차 인기에 라인업 확대 일본도 캐스퍼 EV 흥행으로 올해 8월 누적 판매 작년 넘어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최근 소형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기술 개발로 인해 소형 전기차도 주행거리를 충분히 확보한 것은 물론, 유럽과 일본 등 소형차가 인기가 많은 시장을 넓히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 전기차 기조에 따라 미국 내 전기차 보조금 축소와 관세 등으로 현지 전기차 시장 축소가 우려되는 가운데, 세계 주요 전기차 시장 중 하나인 유럽 공략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독일 모빌리티쇼 ‘IAA 모빌리티 2025’에 참가해 소형 전기차 ‘콘셉트 쓰리’를 선보였다.
콘셉트 쓰리는 현대차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첫 소형차로 해치백 형태로 설계했다. 해당 컨셉트카는 추후 아이오닉2나 아이오닉3 이름을 달고 양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그동안 아이오닉5, 아이오닉6, 아이오닉9 등 준중형, 중형, 대형 차급의 전기차를 중심으로 판매했으나 이번 콘셉트 쓰리를 통해 소형 시장까지 발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기아도 이번 IAA 모빌리티에서 내년 유럽 출시 예정인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2’ 컨셉트 카를 선보인다.
현대차와 기아는 그동안 중대형 SUV를 중심으로 순수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했는데, 최근 들어서는 소형차 라인업을 늘리는 추세다.
◇ EV3 흥행에 소형차 자신감 붙어
기아는 EV3를 출시하며 현대차보다 한 발 먼저 소형 전기차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EV3는 기아 전기차 대중화 핵심 모델이다.
그동안 전기차는 높은 가격으로 인해 진입 장벽이 높았지만, EV3와 같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의 전기차를 확대하면서 시장을 키우겠다는 취지다.
EV3는 최대 500㎞에 달하는 주행거리와 보조금 포함 3000만원대 수준의 가격으로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EV3는 국내 뿐 아니라 유럽에선 올 상반기 전기차 10위권에 들며 높은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시장 조사기관 자토 다이내믹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EV3 판매량은 3만5023대로 유럽 전기차 시장서 6위를 차지했다.
테슬라 모델Y(6만8801대)를 제외하면 2위부터는 판매량 차이가 크지 않아 하반기에는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도 높다.
유럽 자동차 시장은 도로 특성상 전통적으로 소형차 인기가 높아, 향후 전기차도 비슷한 흐름으로 나아갈 전망이다. 또한 유럽은 전기차 강국으로 시장도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 잠재력도 충분하다.
자토 다이내믹스에 따르면 올 상반기 유럽 자동차 시장은 전년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전기차 시장은 전년대비 25% 성장한 119만대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미국이 자동차 관세와 전기차 보조금 축소 등을 진행하는 가운데 유럽이 새로운 전기차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어, 현대차그룹은 소형차를 중심으로 점유율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유럽 뿐 아니라 현대차는 일본도 소형 전기차를 중심으로 시장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유럽과 마찬가지로 일본도 소형차가 중심인 가운데 현대차는 캐스퍼 EV(수출명 인스터)를 앞세워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캐스퍼EV의 흥행에 올해 현대차 일본 판매는 이미 작년 수준을 넘어섰다.
일본자동차수입조합(JAIA)에 따르면 1~8월 현대차의 일본내 판매량은 648대로 작년 한해 판매량(618대)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중대형 시장 비중이 큰 국내에서도 캐스퍼 EV, EV3 등이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앞으로 소형 전기차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