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안티모니 미국 수출 확대···내년 240t 공급
中 수출 통제 여파에 美기업 ‘구원투수’ 부각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고려아연이 군수·방위산업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 안티모니의 대미 수출을 확대한다. 중국의 수출 규제로 글로벌 공급난이 심화한 상황서 국내 유일 생산자인 고려아연이 미국의 안정적 조달처로 부상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국내 화학 제조사와 손잡고 삼산화안티모니로 재가공한 50톤(t)을 다음 달 미국에 공급한다고 9일 밝혔다. 지난 6월과 8월 각각 20t을 선적한 데 이어 세 번째 수출이다. 올해 수출 규모는 총 100t, 내년에는 240t 이상을 목표로 한다.
안티모니는 탄약, 방산 전자장비, 방호 합금 등에 쓰이는 전략 광물이다. 한국의 ‘국가자원안보 특별법’에 따른 28개 핵심광물 중 하나이기도 하다.
안티모니 공급망은 지난해 8월 전 세계 생산량의 60% 가까이를 차지하는 중국이 수출 허가제를 도입하면서 흔들리고 있다. 특히 미국은 안티모니 수입의 7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해 왔으나, 지난해 말 중국이 미국행 수출을 통제하면서 대체 공급선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업계에 따르면 안티모니는 중국 수출 규제 이후 불과 1년 새 t당 6만달러 선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평균 가격이 2만달러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3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고려아연은 온산제련소에서 아연·연 제련 과정에서 부산물 형태로 발생하는 안티모니를 회수한다. 이후 국내 화학 제조사가 이를 삼산화안티모니로 가공해 미국에 공급하는 구조다. 6월 첫 수출분은 미국 내 10여 개 기업에 납품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국내 유일의 전략 광물 생산기지로서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며 “안티모니 회수율을 극대화해 한미 경제협력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