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자의 메디컬나우]대학으로 옮긴 행시 동기 ‘이기일·최종균’

37회 동기로 복지부·질병청 2인자···일부 경력 유사 이기일, 다양한 경험·신상필벌···3과목 강의, “인재 양성” 최종균, 판단력 우수·직원 관리 능통···“혁신과 성장”

2025-09-06     이상구 의약전문기자
그래픽=시사저널e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32년간 보건복지부 등에서 공직생활을 수행한 행정고시 동기 이기일 전 차관과 최종균 전 차장(나이순)이 최근 대학으로 자리를 옮겨 눈길을 끌고 있다.

6일 관가와 복지부 등에 따르면 이기일 전 복지부 제1차관과 최종균 전 질병관리청 차장이 각각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장과 제12대 강원도립대학교 총장으로 영입됐다. 복지부에서 활동한 정통행정관료 출신인 이들 거취가 주목받았는데 학계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이 원장과 최 총장은 공통점이 적지 않다. 두 명은 행시 37회로 공직에 입문, 복지부에서 경쟁해왔던 사이다. 복지부 인사과장과 국장급 ‘빅4’ 보직인 건강보험정책국장 등 요직을 역임한 경력이 유사하다. 복지부에서 제2차관과 제1차관을 거치면서 2인자 자리를 굳힌 이 원장과 역시 질병청 2인자인 차장으로 활동했던 최 총장이다.

엘리트 관료만 가능한 청와대 파견 역시 유사하다. 이 원장은 노무현 정부에 이어 이명박 정부 시절 파견됐다. 최 총장은 윤석열 정부에서 파견돼 6월 초순 질병청에 복귀할 때까지 저출생대응비서관으로 활동했다. 차이점도 있다. 대외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이 원장은 복지부 제1차관에서 물러나면서 이임식은 물론 인터뷰를 하며 퇴임 사실을 알렸다. 반면 최 총장은 질병청에서 이임식을 하지 않았으며 당초 (공직생활에서) 한 일이 많지 않으며 조용히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기일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장(왼쪽)과 최종균 강원도립대학교 총장. / 사진=시립대, 연합뉴스

두 전직 관료를 분석하면 이 원장은 32년 공직생활에서 다양한 경험을 한 인물이다. 정책은 물론 행정지원 업무도 수행한 관료가 그였다. 대표적 보직으로 인사과장과 장관 수행비서를 들 수 있다. 그는 같이 근무하는 후배 직원들을 관리하며 신상필벌을 엄격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청한 복지부 퇴직자는 “이 원장은 후배 직원들이 고생한 만큼 챙겨주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활발한 대외적 활동에 따른 마당발로 유명하다. 그가 원장을 맡고 있는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은 지방자치단체가 개설한 최초의 공공보건대학원이다. 대도시 보건위기와 건강문제를 예방하고 관리하는 보건의료인력을 양성하는 특수대학원이다.

이 원장도 올 2학기부터 ‘고령화와 노인장기요양보험’, ‘보건의료법률의 이해’, ‘의료보장론’ 등 3개 과목을 맡아 직접 강의에 나서고 있다. 대학원생은 주로 보건계 공무원이나 병원임상간호사 등 직장인들이어서 강의도 야간에 개설돼있다. 시간을 쪼개 배우는 만큼 대학원생들 면학 열의가 대단하다고 한다. 대학원에 소속된  교수진은 이 원장을 포함, 4명이다. 이 원장은 “32년간 복지부에서 근무할 때 도와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그동안 보건복지분야 행정경험과 사례를 강의에 녹여내 학생들이 늦은 시간 귀가할 때 무언가를 깨우쳤다는 뿌듯함을 느끼도록 하고 싶다”며 “보건의료현장에 적합한 우수 인재를 양성하는 사관학교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업무적 측면에서 최 총장은 판단력이 뛰어난 인물로 꼽혔다. 상사로부터 지시사항을 전달받으면 본인 의견을 추가하고 후배 직원들 견해를 얻어 바로 정책으로 연결하는 능력을 보유했다는 전언이다. 업무처리가 신속하고 잡음 없이 진행하는 스타일로 유명하다. 후배 직원 관리에도 능했다는 분석이다. 기본적으로 애경사를 챙기고 인간관계를 중시해 따르는 직원들이 많았다고 한다. 또 다른 복지부 퇴직자는 “최 총장은 겸손하고 남의 의견을 청취하는 스타일”이라며 “유머감각도 뛰어난 관료였다”고 말했다. 

1970년 강원도 강릉시에서 태어난 그는 강릉중앙국민학교, 강릉중학교, 강릉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상경, 서울대 인류학과를 졸업했다. 이달 1일자로 취임한 최 총장은 “중앙부처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도립대 혁신과 성장을 이끌겠다”며 “1도 1국립 실현을 차질 없이 준비하고 도의 정책 방향과 연계해 강원 라이즈 추진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 복지부 관계자는 “이 원장과 최 총장은 복지부가 자랑할만한 최고 인재였다”며 “대학교로 옮긴 그들이 활발한 활동을 통해 후학 양성에 매진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