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지나 ‘반포·서초’ 물량···강남 청약시장 다시 달아오른다

‘래미안 트리니원·오티에르 반포’, 빠른 입주 장점이나 자금 마련 충분해야 ‘아크로 드 서초’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장점이지만 고가점자 몰릴 듯

2025-09-05     노경은 기자
연네에 서울 강남권에서 공급될 주택(예정) 물량. / 표=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6·27 부동산 대책으로 위축될 게 예상됐던 서울 강남권 분양시장이 되레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이번 주초 진행된 송파구 잠실르엘 일반공급 청약에서만 평균경쟁률 631.6대 1이라는 초고강도 경쟁률이 드러나면서 수요가 아직 충분하다는 게 확인돼서다.

이런 가운데 주택시장의 리더로 불리는 서초·반포 일대의 핵심 단지들이 연내 분양을 앞두고 있어 청약 대기수요의 이목이 집중된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조합은 이달 중 ‘래미안 트리니원’ 공급절차에 돌입한다.

조합은 당초 7월 분양가 심의에 돌입할 계획이었으나 9월로 미뤘다. 9월은 기본형 건축비 고시와 정부의 건설공사 직종별 노임단가가 발표되는 때다. 기본형 건축비가 높아지면 분양가를 높게 받을 수 있고 조합의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 시기를 늦춘 것으로 보인다.

래미안 트리니원은 최고 35층, 17개 동, 2091가구로 구성되며 이중 506가구가 일반분양 대상이다. 특징은 준공 및 입주가 내년 8월로, 분양시기부터 입주까지 약 3년가량 걸리는 일반 사업장 대비 입주가 빠르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강남권 새 아파트 매수를 원하는 이들에게는 제격이나 이는 곧 자금을 마련할 준비기간이 촉박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입지는 두말하면 입 아픈 정도다. 서울지하철 9호선 구반포역과 맞닿아 있고 압구정이 재건축되기 전인 수년간 국내 no.1 단지가 될 디에이치 클래스트의 맞은편에 있다. 한시 방향으로는 국내 공동주택 가운데 3.3㎡당 1억원을 최초 돌파한 아크로리버파크가, 두 시 방향으로는 3.3 ㎡당 2억원을 최초 돌파한 래미안 원베일리가 자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입지 및 분양시기 특성상 가점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자금 마련이 충분히 된 이들끼리의 경쟁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비슷한 입지에 유사한 특징을 가진 사업장이 또 있다.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는 ‘오티에르 반포’다. 래미안 트리니원에서 구반포로를 타고 차로 3분가량 가면 닿는 곳이며 반포역에서 3분거리의 초역세권이다. 단지 규모는 래미안 트리니원의 1/10 남짓하지만 마찬가지로 내년 초 입주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빨리 신축을 입주하고자 하는 자금이 준비된 이들이 청약하기에 적합하다. 총 251세대 가운데 87세대가 일반분양 물량으로 공급된다.

DL이앤씨와 서초구 서초신동아 재건축 조합은 ‘아크로 드 서초’ 분양을 10월 분양에 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곳은 지하 4층~지상 39층, 16개 동, 총 1161가구로 지어지며 이 중 56가구가 일반분양으로 공급된다. 강남역과 뱅뱅사거리 사이에 위치해 강남 업무지구가 도보권이다. 완공시점은 2028년으로 앞선 두 단지 대비 입주까지 꽤 기다려야 한다.

대신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곳은 공급물량이 약 50여 세대로 적어 고가점자가 청약하기에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강남권의 상권 및 편의시설을 누리고 싶지만 자금 마련이 어려운 이들은 현대건설이 이달 분양하는 ‘힐스테이트 이수역 센트럴’을 눈여겨볼만 하다. 행정구역상 동작구 사당동이지만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서초구 방배동과 마주하고 있다. 교통, 학군, 생활편의시설 등을 함께 이용할 수 있다. 힐스테이트 이수역센트럴은 지하 4층~지상 25층, 총 931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같은 강남생활권이라도 분양시기나 공급 세대 규모에 따라 청약자 개개인에게 맞는 사업장이 다르다”며 “경쟁률이 매우 높은 만큼 자신의 조건에 맞는 사업장에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