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무벡스 고성장·쉰들러 리스크 해소···호재에 기지개 펴는 현대그룹

현대엘리베이터 자회사 현대무벡스 고성장세 대북 관계 개선 기대에 쉰들러 리스크도 해소

2025-09-03     이승용 기자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현대엘리베이터 자회사인 물류 자동화기업 현대무벡스가 노란봉투법 수혜주로 부각되면서 주가가 연일 고공행진하고 있다. 실제 현대무벡스는 현대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그룹은 현대무벡스 외에도 최근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막혀있던 대북사업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서광이 비치기 시작했고, 그동안 경영권을 위협했던 쉰들러 역시 지분을 정리하고 자취를 감췄다.

◇ 현대무벡스, 현대그룹의 새 성장동력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현대무벡스는 주가는 전날 대비 7.71%(430원) 급등한 6480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 상한가에 이어 이틀 연속 급등세를 이어간 것이다.

현대무벡스는 지난 2011년 설립된 현대엘리베이터의 물류자동화사업부가 모태로 2019년 NH스팩14호와 합병해 코스닥에 상장했다. 현재 현대엘리베이터가 지분 55.88%를 가지고 있는 종속 자회사다.

최근 현대무벡스 주가 급등은 노란봉투법이 통과되면서 물류 자동화·무인화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무벡스는 수주가 급증하고 있다.

현대무벡스 연간 수주액은 2022년 2000억원대에서 2023년부터 4000억원수준으로 급증했고 이후 평택 반도체 클러스터와 연계된 국내 대기업의 중앙물류센터(CDC) 자동화 프로젝트(635억원)와 오리온 진천 CDC 구축(416억원) 등 올해 상반기 수주잔고만 400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 하반기에도 북미 ESS 배터리팩, 국내 제조 대기업, F&B, K뷰티, K어패럴, 국내 유통기업, 국내외 타이어 기업 3곳 등 건당 500억원 이상인 다수의 수주건에 입찰하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현대무벡스 실적도 우상향 추세가 뚜렷하다. 현대무벡스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766억 원, 영업이익은 96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32.3%, 6.8% 각각 증가했다.

최승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무벡스는 향후 수년간 국내, 해외 동종기업 중 가장 빠른 수주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 현대그룹, 대내외 악재 해소 기대↑

현대무벡스라는 성장동력을 마련한 현대그룹은 최근 대내외적으로 새로운 도약을 위한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금강산 관광사업으로 대표되는 현대그룹의 대북사업은 과거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을 잇는 정통성의 상징이다. 대북사업은 현대아산이 담당했으며 현재 현대아산은 현대엘리베이터가 지분 82.03%를 보유하고 있다.

금강산 관광사업은 지난 2008년 이후 중단된 상태지만 최근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이후 재개 가능성에 대한 희망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에 트럼프월드도 하나 지어서 저도 거기서 골프도 칠 수 있게 해주고 세계사적인 ‘피스메이커’ 역할을 꼭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고 트럼프 역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올해 또는 내년에 만나겠다고 답했다.

지난 2006년부터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을 위협했던 쉰들러 관련 리스크도 최근 사실상 모두 해소됐다.

쉰들러는 지난달 28일 지분을 종전 5.27%에서 4.25%로 1.02%포인트(p) 줄였다고 공시했다. 쉰들러는 지분율을 5% 이하로 낮추면서 향후 공시의무에서 벗어났다.

쉰들러는 2006년 KCC로부터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25.5%를 전격 매입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선 이후 끊임없이 경영권을 노렸지만 현정은 회장이 지난 2023년 사모펀드 H&Q코리아를 백기사로 동원하고 현대엘리베이터 지주사 체제 전환에 성공하면서 경영권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장내매도로 지분을 꾸준히 줄여왔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 사진=현대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