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가 쓰는 리츠 ETF···식었던 관심 불러일으킬까
3분기 들어 연고점 기록하는 리츠 ETF 다수 나와 금리 인하 사이클에서의 기대감↑···다양한 상품도 출시 대안 인컴형 상품 많다는 점에서 예전 같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투자자 관심 밖에 머물던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ETF(상장지수펀드)가 연고점을 높여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 진입 기대가 일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우호적인 환경이 갖춰지고 있다는 평가 속에 잦은 유상증자로 잃었던 신뢰를 회복하고 우상향 흐름을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 ETF가 장중 4275원에 거래되며 연고점을 기록을 썼다. 전날 역시 장중 연고점을 기록한데 이어 2거래일 연속 고점을 높여 나간 모습이다. 이 ETF는 국내 상장 리츠와 인프라주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순자산총액만 7400억원을 웃돌아 리츠 ETF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다른 리츠 ETF 역시 비슷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PLUS K리츠’ ETF도 이날 장중 6730원을 기록하며 올 들어 가장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KODEX 한국부동산리츠인프라’ ETF는 지난 8일 장중 신고가를 썼다. 이 밖에 ‘ACE 싱가포르리츠’, ‘KODEX 일본부동산리츠(H)’ 등 해외 리츠 투자 ETF도 최근 올 들어 가장 높은 곳까지 올랐었다.
연간 상승률은 코스피에 크게 못 미치지만, 장기간 지지부진하던 흐름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최근 주가 움직임이 주목된다. 상장 리츠와 리츠 ETF는 저금리 국면이었던 2020년부터 2022년 초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는데, 당시 낮은 금리가 리츠의 상대적인 배당 매력을 높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미국이 본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하면서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다만 다시 과거와 같은 금리 사이클이 올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반영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초기부터 지속해서 기준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주장했고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은 최근 잭슨홀 연설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연준의 금리 밴드 상단은 4.5%로 금리 인하 여력은 높은 상태다.
증권가에서는 리츠의 저평가를 노린 투자 수요가 글로벌 시장에서 포착된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NH투자증권이 지난 25일 글로벌 리츠에 대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플리머스 인더스트리얼 리츠’(PLYM)가 사모펀드 인수 제안에 주가 급등했는데, 저평가된 상장 리츠를 인수하는 사모자본이 늘어남에 따라 리츠의 밸류에이션 매력 부각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새로운 유형의 리츠 ETF가 최근 출시돼 투자자들의 선택지도 늘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7월 말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TOP10액티브 ETF’,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10채권혼합 액티브 ETF’ 2종을 신규 상장시켰다. 리츠 ETF에 액티브 전략을 넣은 상품은 이번이 처음으로, 매번 상황의 유불리를 따져 자산을 조정하는 것이 강점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다만 리츠에 대한 투심이 살아나기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리츠는 잦은 유상증자에 대한 우려가 있고, 리츠가 아니더라도 현금 흐름을 만들어내는 인컴형 상품이 국내외에 많다는 점에서 과거와 같은 흐름이 나오긴 쉽지 않을 수도 있다”며 “그런데도 일부 분리과세 혜택을 포함한 리츠만의 장점이 있어 시장 환경과 좋은 상품이 뒷받침된다면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시 유입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