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토요판] 경제사절단 합류···CJ 이재현, 선물보따리 기대
이재현 회장, 한미정상회담 경제사절단 참석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 경제사절단으로 합류한다. 미국은 CJ의 글로벌 사업 전초기지이자 핵심 거점이다. 이번 방미를 통해 CJ가 미국 시장에서 식품, K-콘텐츠 사업을 더 확장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오는 24~26일 예정된 이재명 대통령의 방미 일정에 동행한다.
이번 경제사절단은 이재현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류진 풍산 회장 겸 한국경제인협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 15명이 참석한다.
이재현 회장은 경제사절단 중 유일하게 K-푸드, 뷰티 등을 아우르는 총수다. 재계 안팎에선 이 회장이 미국 내 K-컬처 확산을 주도하고 있는 대표 기업이라는 점에서, 한미 양국 간 경제협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한다.
CJ그룹은 미국을 글로벌 사업 핵심 거점으로 삼고 식품과 콘텐츠, 물류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1978년 로스앤젤레스(LA) 사무소 개설 이후 식품 등 7개 분야 사업을 하면서 지금까지 8조9000억원을 투자했다.
문화산업에서도 입지를 다지고 있다. CJ는 1995년 드림웍스에 투자했고 2022년엔 미국 콘텐츠 제작사 피프스시즌(옛 엔데버콘텐트)을 인수해 글로벌 멀티 스튜디오 체제를 완성했다.
미국 경제 통신사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2023년 CJ ENM의 역할을 집중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아시아 단일 기업에 주목해 K-콘텐츠 열풍을 집중 분석, 조명한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당시 블룸버그는 “K-드라마의 성공은 하룻밤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면서 “CJ ENM은 세계 무대에서 글로벌 거대 미디어 기업들과 정면 경쟁에 본격 나섰다”고 보도했다.
CJ가 2012년부터 시작한 세계 최대 K-컬처 페스티벌 KCON은 누적 관객 222만명을 돌파했다. LA는 지역 내 문화, 관광, 경제 분야 영향력 공로를 인정해 올해 8월1일을 KCON 데이로 지정한 바 있다.
올해 CJ제일제당과 CJ올리브영은 KCON에서 글로벌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이전보다 약 3배 커진 역대 최대 규모의 비비고 부스를 운영한 CJ제일제당은 이번 행사에서 약 3만명 분의 K-푸드를 제공했다.
CJ제일제당은 올 2분기 해외 식품 매출 성장세에 힘입어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CJ제일제당 해외 식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 오른 1조3688억원을 기록했다. 비비고 인지도가 높아지고 미국과 유럽, 오세아니아, 일본 등 주요 국가에서 대형 유통 채널 입점이 확대되는 등 K-푸드 글로벌 영토 확장이 가속화된 결과다.
올리브영은 KCON에서 66개 브랜드, 164개 상품들을 부스에 전시해 현지 관람객들과 만났다. K-뷰티에 대한 글로벌 소비자들의 관심에 힘입어 3만6000명의 관람객이 올리브영 부스를 방문했다.
스테판 치피온카 CJ제일제당 글로벌 최고 마케팅 책임자(GCMO)는 “2013년부터 비비고가 KCON에 참여하고 있는데 초기 생소한 시선을 받던 K-푸드가 이제는 일상의 경험을 통해 생활 속 식문화로 자리잡은 모습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는 K-트렌드 기회를 이끌며 K-푸드 세계화를 더욱 가속화하는 선구자적 역할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J는 미국 내 29개 주에서 총 1만2000여명의 임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바이오 부문은 아이오와 포트닷지 생산기설과 시카고 판매 법인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CJ푸드빌은 서부 생산공장을 기반으로 뚜레쥬르 점포 170개를 30개 주에서 운영 중이다. CJ대한통운을 중심으로 한 물류 부문은 시카고 본사 오피스와 66개 창고를 통해 현지 공급망 및 유통을 책임지고 있다.
이재현 회장은 K-푸드와 컬처, 콘텐츠, 뷰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미 양국의 경제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 회장은 2022년 그룹 CEO미팅에서 “2023~2025년은 글로벌 메이저 플레이어로 가느냐, 국내 시장에 안주해 쇠퇴의 길을 가느냐의 중차대한 갈림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