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오젠 파트너사 다이이찌산쿄 '엔허투SC' 임상 진입

지난해 다이이찌산쿄·알테오젠 파트너십 체결 내달 엔허투SC 1상 개시, 알테오젠 기술 활용

2025-08-05     최다은 기자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일본 다이이찌산쿄가 세계 항체약물접합체(ADC) 시장 1위 항암제 ‘엔허투’에 대해 기존 정맥주사(IV) 제형을 피하주사(SC)로 바꾸는 신약 임상시험에 돌입한다. IV 제형에 대한 특허 만료를 대비하고자 SC 제형 제품을 개발해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겠다는 이유에서다. 해당 임상시험에 활용되는 알테오젠의 SC 제형 변경 기술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다이이찌산쿄는 최근 실적 발표 자료를 통해 엔허투SC의 임상 1상 시험 계획을 알렸다. 내달까지 엔허투SC 임상이 시작될 예정이다. 이로써 엔허투는 SC 제형 개발에 나선 첫 ADC 의약품이 될 전망이다. 

엔허투는 지난해 매출 5조4000억원을 올린 글로벌 블록버스터다. 암만 찾아가는 항체와 독성 약물(페이로드)을 링커로 연결한 ADC로 항암제로 대표된다. 엔허투의 미국 내 주요 특허 만료시점은 2033년이다. 업계에서는 특허 만료 이후에도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하기 위해 특허 방어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다국적 제약사들이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방어 전략 중 하나로 피하주사 제형을 도입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변경된 제형으로 특허를 연장하면 5~6년 정도 시장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이 길어진다. 오리지널 제약사가 SC 제형을 먼저 출시하면 환자 편의를 높여 시장 주도권을 이어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지난해 연 매출 41조원으로 세계 1위였던 미국 머크(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가 대표적이다. MSD는 2028년 키트루다 특허 만료를 앞두고 알테오젠 기술을 도입해 SC 제형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미국에서 오는 10월경 출시를 목표하고 있다. 미국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도 항체 치매 신약 ‘레켐비’의 SC 제형을 개발하고 있다. 로슈의 ‘티쎈트릭’도 SC제형 제품에 대해 지난해 8월 FDA 허가를 따냈다.  

다이이찌산쿄의 엔허투 SC 제형 개발도 빅파마들의 전략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다이이찌산쿄는 엔허투 특허 만료를 대비하고자 지난해 11월 알테오젠의 인간 히알루니다제 원천기술(ALT-B4)에 대해 독점적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엔허투SC에 알테오젠의 히알루로니다제 ‘ALT-B4’ 기술이 적용된다는 의미다.

당시 계약금은 2000만달러(약 280억원)로 ALT-B4를 적용한 피하주사제가 상용화 후 판매 목표 달성시 수령할 수 있는 총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은 2억8000만달러에 달한다. 

다이이찌산쿄는 엔허투SC가 환자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투여 시간이 기존 1시간30분에서 5분 정도로 줄어들어서다. 엔허투SC 임상 1상은 암 환자 76명을 대상으로 한다. 이후 바로 3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엔허투SC가 오는 2028년경 시판될 것으로 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