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12억 있어야”···‘잠실르엘’ 대출 규제 속 흥행할까

이달 14일 모집공고, 25일 특별공급 시작 분양가 3.3㎡당 6000만원···전용 74㎡ 18억대 6·27 대책 이후 첫 청약···‘현금 부자만 참여 가능

2025-08-02     길해성 기자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정부의 6·27 대출 규제 이후 첫 강남권 분양인 ‘잠실르엘’ 청약이 이달 시작된다. 주택담보대출로 인해 현금 12억원이 있어야 청약이 가능하다. 현금 조달로 인해 청약 경쟁률은 다소 줄겠지만 높은 시세차익 기대와 공급 물량 희소성으로 인해 당첨 가점 커트라인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실미성·크로바 재건축 단지인 ‘잠실르엘’은 오는 14일 입주자 모집공고를 시작한다. 25일부터 특별공급을 포함한 일반 청약 접수를 받는다. 1865가구 중 216가구가 일반분양 대상이다, 전용면적 45·51·59·74㎡의 중소형 평형만 공급된다.

분양가는 3.3㎡당 6000만원 초반으로 전용 74㎡ 기준 17억~18억원 선에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인근 ‘잠실래미안아이파크’(옛 잠실진주) 동일 평형 분양권이 지난 5월 28억8200만원에 거래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10억원 이상 시세차익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로또 분양’ 기대감은 여전히 높다.

잠실미성·크로바 재건축 조감도. / 사진=서울시

변수는 자금 조달 여력이다. 6·27 대책 적용으로 무주택자는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되며, 중도금 대출이나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도 불가능하다. 유주택자는 기존 주택을 6개월 내 처분해야 대출이 가능하다.

특히 잠실르엘은 분양 이후 불과 4개월 뒤인 내년 1월 입주가 예정돼 있다. 단기간 내 잔금을 마련할 수 있는 현금 동원력이 사실상 청약 당락을 가를 전망이다.

업계에선 청약자 수 자체는 감소할 수밖에 없지만 당첨 가점 경쟁은 여전히 치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 청약을 진행한 ‘잠실래미안아이파크’는 평균 26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당첨 최저 가점은 69점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잠실르엘은 공급 물량이 더 적고 실입주까지 기간이 짧아 전체 청약자는 줄겠지만 당첨선은 유사한 수준에서 형성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잠실르엘은 입지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단지는 서울 지하철 2·8호선 환승역인 잠실역 도보권에 위치했다. 올림픽공원과 롯데월드타워 등 생활 인프라도 풍부하다. 여기에 잠동초·잠실중·잠실고 등 교육 여건도 갖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