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바닥 탈출’ 시그널···양극재업계, 하반기 반등 기대
中 탄산리튬 반등·수산화리튬 상승 전망 포스코퓨처엠·엘앤에프, 흑자 전환 시동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중국발 리튬인산철(LFP) 수요 회복과 주요 광산의 공급 조절 움직임, 그리고 미국의 대중 원재료 관세 부과 조치까지 겹치면서 탄산리튬 가격이 반등하고 있다. 수산화리튬 가격 상승도 뒤를 이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하반기 국내 양극재 업체들의 실적 회복 기대감에 불이 붙고 있다.
◇ 中 탄산리튬 반등 본격화···수산화리튬도?
1일 한국광해광업공단의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탄산리튬 가격은 ㎏당 68.9위안으로, 7월 중순 57.7위안까지 하락했다가 반등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 달 새 20% 가량 오른 셈이다. 현지에선 중국 장거광업이 칭하이성 내 한 광산에서 지방정부 지시에 따라 리튬 생산을 중단한 것이 가격 반등의 신호탄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포스코퓨처엠, 엘앤에프, 에코프로비엠 등 국내 양극재 업체들은 탄산리튬 반등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탄산리튬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주요 원재료로, 중국 수요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큰 편이다.
국내 업체들이 주력하는 삼원계(NCM·NCA) 양극재는 대부분 수산화리튬을 기반으로 한다. 삼원계 양극재 1톤을 생산하는 데 약 0.7톤의 수산화리튬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튬 가격이 바닥을 찍고 회복세에 들어선다면 수산화리튬 역시 시차를 두고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 2분기 실적 ‘쇼크’···리튬 가격에 쏠린 눈
올 2분기 리튬 가격 하락은 양극재 업체들의 손실 요인으로 작용했다. 포스코퓨처엠은 2분기 에너지소재부문에서 255억원, 엘앤에프는 1212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양사 모두 리튬 가격 급락에 따른 재고자산 평가손, 역래깅 효과가 수익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고객사와의 계약상 납품단가는 원재료 가격과 연동되는 구조인데, 보유 재고는 과거 고가에 매입한 경우가 많아 시세 하락 시 평가손이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방산업인 전기차 수요 둔화로 출하량까지 위축되면서 상반기 실적은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국내 양극재 업체들은 최근 리튬 가격의 방향성을 실적 회복의 선행지표로 삼고 있다. 리튬 가격이 오르면 고객사 납품단가 인하 압력이 완화되고 재고평가손실 위험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최근 탄산리튬 가격이 반등 조짐을 보이자 자연스럽게 수산화리튬 가격 회복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전날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LFP 수요 확대와 중국 정책 효과 등으로 탄산리튬 가격은 반등 중인데 하반기엔 수산화리튬도 따라 오를 가능성이 있다”면서 “kg당 8달러 초반 이하로 내려가긴 어렵고 내년엔 10달러대 후반, 2027년엔 13달러대 중반까지 점진적 상승이 예상된다”고 했다.
엘앤에프 역시 수산화리튬 가격 하락 가능성을 낮게 보고 하반기부터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측했다. 회사는 지난 30일 컨퍼런스콜에서 “리튬 가격이 추가 하락하지 않을 경우 재고평가손실 부담도 완화되며 출하량 확대에 따른 가동률 회복과 맞물려 수익성 개선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