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인프라코어, 2분기 영업익 1058억···전년比 29.8%↑
매출 전년보다 6.9% 오른 1조1846억원 美 관세 변수엔 ‘가격 인상’ 카드 준비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HD현대인프라코어가 올해 2분기 건설기계 주력 시장에서 선방하며 7분기 만에 매출 성장세로 돌아섰다. 신흥국 중심의 장비 수요 확대와 엔진 부문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로 수익성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23일 HD현대인프라코어는 2분기 매출 1조1846억원, 영업이익 105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9%, 영업이익은 29.8% 각각 증가했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상승 전환된 건 2022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도 선제적인 대응 전략으로 실적 반등을 이끌어냈다”며 “하반기에는 고부가 제품과 전략 시장 중심의 내실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건설기계 부문 매출은 8574억원으로 9% 증가했다. 신흥시장과 국내 매출이 4838억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동남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자원개발이 활발한 국가에서 중대형 장비 수요가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특히 아프리카 지역의 ‘광물 특수’가 실적 개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회사 측은 “금 수요 확대에 따라 아프리카·중남미 광산 장비 판매가 늘었다”며 “에티오피아의 경우 연간 평균 250대 수준이던 판매량이 올해 1000대 이상으로 급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시장 매출은 904억원으로 21% 증가했다. 지난 2016~2020년 납품됐던 장비의 교체 수요가 올라오는 가운데 인프라 투자 확대와 부동산 부양 정책도 수요 회복에 힘을 보탰다. 유럽과 북미 매출은 각각 소폭 증가했다. 유럽은 2분기를 기점으로 저점을 통과한 것으로 분석된다. 북미는 금리 인하 기대감에도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이다.
엔진 사업 부문은 친환경 제품군 확대와 전력 수요 증가가 실적을 견인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 증가한 3271억원, 영업이익은 32% 늘어난 67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발전기용 엔진과 친환경 선박용 엔진이 잘 팔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방산용 엔진도 꾸준한 수요 기반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갔다.
다만 HD현대인프라코어측은 연간 건설기계 판매 대수는 전년(51만4000대) 대비 2~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건설경기 침체와 북미 시장의 관세 이슈가 부담이다. 북미의 경우 트럼프 정부가 오는 8월 1일부터 25% 상호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커진 만큼 가격 전략을 선제적으로 조정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날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북미 법인과 딜러 재고는 아직 충분한 수준이라 당장은 기존 재고를 활용해 버틸 계획”이라며 “상호관세가 25%로 확정될 경우 9~11월 사이에 가격을 3% 정도 소폭 올리고 연말에 가격을 인상해 대응할 생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