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 데이터 통합 플랫폼으로 AI 활용 전환 노려
비즈니스 데이터 클라우드 전면에···이달 출시
[시사저널e=송주영 기자] SAP가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핵심은 ‘비즈니스 데이터 클라우드(BDC)’다. 기업이 보유한 SAP 애플리케이션의 정보와 SAP 제품이 아닌 제품까지 정보를 하나의 구조로 통합해, 분석·예측·실행까지 단일 흐름으로 연결하는 것이 목표다.
이르판 칸 SAP 데이터및애널리틱스 사장은 15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에서 열린 ‘SAP 나우 AI 투어 코리아’에 기조연설자로 나서 “AI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양질의 데이터가 먼저 확보돼야 한다”며 “BDC는 단순 저장이 아닌 의미 기반 데이터 하모나이제이션을 통해 AI가 직접 쓰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BDC는 SAP의 전사적자원관리(ERP), 공급망관리(SCM), 고객경험(CX) 등 주요 애플리케이션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자동 수집·동기화하는 플랫폼이다. 오디오·비디오·텍스트 등 비정형 데이터도 함께 저장·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관계형 DBMS를 벗어나 자연어로 질의 응답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 기업들이 시간과 인력을 투입해 관리하던 데이터 추출·정제(ETL) 파이프라인 작업을 자동화해 운영 부담을 줄이고 데이터를 바로 AI 분석에 투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SAP는 연말까지 재무, 영업, 물류 등 핵심 업무에 40여 개의 AI 에이전트를 순차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이들 에이전트는 자연어 질의로 작동하며, 인보이스 자동 확인, 미수금 추적, 배송 상황 파악 등 다양한 업무 시나리오를 지원한다.
칸 사장은 “SAP는 애플리케이션 안에 직접 AI를 내장하는 방식으로 업무 영역을 사례별로 자동화했다”며 “BDC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단일화하고 여기에 AI와 디지털 코파일럿인 ‘줄(Joule)’을 결합해 고객사의 의사결정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했다.
SAP는 데이터 기술 전문 기업 데이터브릭스와의 협업도 강화한다. SAP 애플리케이션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데이터브릭스 플랫폼으로 옮기지 않고 ‘제로카피’ 방식으로 공유·분석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 중이다. 클라우드 인프라도 AWS, 애저 등 다양한 환경을 지원한다. SAP는 이를 ‘BDC 에브리웨어’ 전략으로 부른다. 우리니라 데이터브릭스 제품 사용 기업은 150여군데다.
하경남 SAP코리아 부문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AI 시대는 데이터를 통합하는 것에서 가치를 창출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며 “SAP는 클린코어, 모듈형 애플리케이션, AI 내재화 전략을 바탕으로 기업들의 전사적 데이터 혁신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정보 처리 과정은 까다롭다. 임원진이 데이터에서 필요한 정보를 얻기까지 데이터 가공 과정이 필요하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그룹에 따르면 기업의 IT 부서는 시간의 80% 이상을 데이터 통합, 품질관리, 거버넌스 작업에 소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활용한 전략 수립과 실행에는 20% 미만의 시간만 투입한다. 정보 처리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단 것이 SAP가 BDC에서 강조하는 점이다.
SAP는 줄을 이용한 통합 기능도 강화했다. 줄은 SAP 전체 애플리케이션에서 작동하는 디지털 코파일럿으로 사용자 질의에 따라 데이터를 분석하고 대시보드를 생성하거나 실행 명령을 수행한다. AI가 비즈니스 맥락을 파악하는 데 활용된다.
칸 사장은 “AI는 데이터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SAP는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기업 중 데이터를 가장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BDC는 이달말 국내 출시 예정이다. 10월에는 지능형 애플리케이션 관련 후속 전략 발표가 예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