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영국 슈퍼스톰 대표 “초보자도 쉬운 e스포츠 종목 만들고 싶었다”
관전 통해 서사 전달하는 e스포츠 종목 특징 살려 근접 전투·기술 연계로 슈터 장르와 차별화
[시사저널e=장민영 기자] "기존 사격 중심의 슈터 장르(FPS, TPS)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초보자도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 관전의 재미를 전달하는 국산 e스포츠 종목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김영국 슈퍼스톰 대표는 14일 이용자 간 경쟁(PvP) 액션 게임을 개발하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인디 개발사 슈퍼스톰은 20년 넘게 액션 게임을 개발해 온 팀이 설립한 스튜디오다. 슈터 장르가 지배하는 PvP 게임 시장에 근접 전투와 기술 연계를 강조한 5대5 팀 대전 게임 ‘스톰 스트라이커’로 도전했다.
스톰 스트라이커는 조준 중심 슈터 장르 방식 대신 거리 조절과 기술 연계로 차별화했다. 진입 장벽을 낮춰 초보자도 쉽게 즐길 수 있고, 기술 연계를 통해 고난도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이 게임은 얼리액세스 출시 초기 미완성 상태로 인해 이용자 이탈을 겪기도 했지만, 올해 유저 소통을 강화하며 재평가되고 있다. 프로 대회 선수와 관전자(옵저버)들도 e스포츠로 성장 가능을 높게 평가하면서 입소문을 탔다. 지난 5월 열린 플레이엑스포 인디 게임 행사를 기점으로 커뮤니티 중심으로 팬층이 확산되고 있다.
스톰 스트라이커는 K-게임의 글로벌 확장을 목표로 한다. 한국 문화를 반영한 캐릭터를 개발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K-게임을 알리고, 국산 e스포츠 종목으로 거듭난단 목표다. 다음은 김 대표와 일문인답.
Q. 슈퍼스톰 스튜디오를 소개한다면
올엠에서 ‘루니아전기’, ‘크리티카’ 등 액션 게임을 20년간 개발한 팀이 모였다. 슈터 장르 중심의 경쟁 게임 시장에서 국산 액션 게임을 만들고자 슈퍼스톰을 설립했다.
Q. ‘스톰 스트라이커’는 어떤 게임인가
기술 연계와 전투를 강조한 5대5 팀 배틀 게임이다. 해당 요소는 ‘리그 오브 레전드’나 ‘사이퍼즈’ 등을 접해본 이용자들이라면 쉽게 적응할 수 있다. 조준과 사격 능력을 요구하는 슈터 장르와 달리 거리를 조절하는 근접 공격 중심의 전투로 초보자도 쉽게 즐길 수 있다.
Q. 이 게임을 개발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국내에 팀 대전 액션 게임을 즐겼던 이용자층이 있지만, 이들을 만족시킬 만한 신작이 나오지 않았다. 액션 게임 개발 노하우로 새로운 국산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그리고 국산 e스포츠 종목을 개발하고 싶단 생각도 했다. 한국이 e스포츠 종주국으로 세계적인 프로게이머 선수들이 많지만, 인기 e스포츠 종목들은 대부분 해외 게임이다. 국산 5대5 대전 e스포츠 종목이 없다는 점을 아쉽게 생각해 직접 게임을 개발하게 됐다.
Q. 시장 포화 상태인 PvP 장르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경쟁 슈터 장르가 시장을 지배하지만, 액션 중심 대전 게임은 틈새시장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격투 게임의 재미를 재해석해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Q. 오버워치, 마블 라이벌즈 등 게임과 차별점이 있나
겉으로 보기에 대형 슈터 장르 게임과 유사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직접 게임을 해보면 조준과 사격 중심의 게임과 다르단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기술 활용은 쉽게 하면서 기술 연계로 게임의 깊이를 더했다. 유튜브 숏츠 등 숏폼이 흥행하는 시대에 맞춰 게임 시간을 줄이고, 핵심 재미를 압축해 전달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Q. 근접 전투 중심의 팀 전투 방식을을 구상한 배경은 무엇인가
e스포츠 종목을 염두해둔 만큼 관전에 용이한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원거리 공격 중심의 슈터 장르는 슈터 장르는 벽이나 구조물 뒤에 숨는 경우가 잦아 팀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다. 반면 이 게임은 진영을 확실히 구분한 근접 전투 중심이라서 팀 단위 전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팀 단위 서사가 드러나는 전투를 설계해 e스포츠 적합성을 높였다.
Q. 프로게임단 젠지 e스포츠와 테스트를 진행했다
프로게이머들이 해보고 e스포츠화 가능한 깊이 있는 게임이란 평가를 들었다. 이후 프로게이머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이 게임으로 상금을 걸고 대회를 여는 전 프로게이머도 있었다.
Q. 게임 난이도를 설정하는 기준이 있나
진입은 쉽지만, 깊이 있는 전투도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고수와 하수는 기술 연계에 따라 갈린다. 기술을 활용하는 타이밍의 변화를 통해 새로운 기술 연계가 가능하다. 캐릭터별 기술 연계를 연마하면서 게임의 숙련도를 높일 수 있다.
Q. 플레이엑스포 인디 게임 행사에서 기억에 피드백이 있다면
e스포츠 옵저버(관전자)로 일하는 분이 와서 게임을 체험해 보고 제안서를 보내왔다. 우리 게임이 e스포츠에 적합한 게임이라며 대회 진행 시 관전자로 초청해달라는 요청도 받았다. 게임 팬들이 자발적으로 부스에 와서 홍보 업무를 도와준 점도 인상적이었다. 이용자가 늘어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도와줘서 감사했다.
Q. 이용자를 늘리기 위한 개발 방향성이 있나
앞서해보기(얼리액세스) 단계에서 잘못된 패치 방향으로 이용자 이탈 현상이 있었다. 이후 이용자 피드백을 최우선으로 삼아 액션 중심의 핵심 재미를 지키며 게임을 만들고 있다.
Q. 팀 배틀 게임이 e스포츠에 적합하다고 평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e스포츠 종목은 팀 간 대결 서사가 핵심이다. 이들 간 서사가 잘 드러나지 않는 종목은 인기가 있기 어렵다. 예를 들어, 배틀로얄 장르는 50명~100명에 가까운 선수들이 참여해 팀별 서사에 몰입이 어렵다. 반면 팀 대결은 관중들이 두 팀을 명확하게 구분하면서 경기 흐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Q. 정식 서비스를 위한 매칭 시스템 준비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사전예약 3000명을 목표로 이벤트를 열었다. 실력별 매칭이 가능한 최소 인원이라고 생각한다. 동시 접속자 수가 늘면 일반 매칭을 열 계획이다. 인공지능(AI)과 대결하는 매칭은 재미가 떨어져 이용자 간 대전만 목표로 하고 있다.
Q. 글로벌 시장에서 K-게임으로 자리잡기 위해 구상한 전략이 있을지 궁금하다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캐릭터에 반영해 볼 계획이다. 해외 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가 남대문을 캐릭터 배경으로 활용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우리가 게임 강국이라고 하는데, 국내 이미지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K-POP 데몬헌터스’ 등 한국적인 것이 유행하는 것을 봤다. 우리도 캐릭터나 배경에 한국적인 요소들을 반영하겠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인디게임 개발사로 시장에 도전하는 것이 쉽지 않다. 도전이 실패로 끝나지 않고 빛을 볼 수 있었으면 한다. 우리 게임을 응원해 주는 분들에게 감사하다. 스톰 스트라이커가 외관상 특정 게임을 따라 만든 게임이란 편견이 있었다. 실제로 해보면 차별화된 점을 느낄 수 있다. 나아가 스톰 스트라이커가 팀 단위 대전 액션 게임으로 자리 잡았으면 한다. 20년간 액션 게임을 만든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