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팜, 올리고 수주 확대 자신감···CDMO 사업 다각화
에스티팜, 상반기 올리고 수주 역대 최대 제2올리고동 가동 앞두고 신사업 추진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에스티팜이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이하 올리고) 사업을 강화하면서 올해 상반기부터 주춤했던 매출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CDMO(위탁개발생산) 신사업 분야로 유전자치료제를 타깃해 올해 3분기 생산을 준비 중이다. 올리고 수주 성과에 힘 입어 CDMO 사업에서 신성장동력을 찾겠다는 구상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에스티팜이 올리고 수주 확대를 기반으로 수익성을 강화하고 이를 신사업에 재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알렸다. 올 하반기 유전자편집 분야 CDMO 사업 진출을 앞둔 가운데 제2올리고동 가동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에스티팜의 주요 사업 영역은 RNA 치료제의 주원료인 올리고(Oligonucleotide)와 저분자 신약 CDMO, 제네릭 CMO(위탁생산), 자체 신약 개발로 나눌 수 있다. 이중 올리고 매출이 전체 실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 양적·질적 성장 주춤? ···2Q 반등 예고
앞서 에스티팜은 2022년부터 매출 성장을 이어갔으나 지난해 다소 주춤했다. 또 매출 원가가 늘어나면서 올해 1분기까지 수익성이 둔화됐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에스티팜 매출은 2022년 2493억원에서 2023년 2849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2745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52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5%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7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86.9% 줄었다.
다만 올해부터는 올리고 수주 확대에 따른 매출 반등으로 실적 개선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이은 올리고 수주와 올해 4분기부터 가동될 제2올리고동 가동 효과가 맞물릴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에스티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총 9건의 올리고 원료의약품 공급 계약을 따내는 등 성과를 올리며 수주잔고는 4400억원을 돌파했다. 연도별 수주액을 보면 2022년 1396억원, 2023년 1888억원, 2024년 232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4434억원으로 지난해 연말 수주액을 넘어섰다.
구체적으로 올해 초 미국 글로벌 제약사와 488만달러(약 71억원), 유럽 글로벌 제약사와 1467만달러(약 213억 원), 또 다른 유럽 글로벌 제약사와 1523만달러(약 220억 원) 등의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바이오 회사와 403억원가량의 수주도 확보했다.
CDMO 사업에서는 생산 파이프라인에 대한 상업화가 이뤄지면서 수주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유전성 혈관부종 치료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이 예정돼 있다. 연내 미토콘드리아 결핍증후군 치료제의 FDA 상업화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임상 단계에 있는 희귀 심혈관질환 치료제의 적응증 확장 3상 결과도 연내 발표될 것으로 기대된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계약 체결 건들의 상당 수가 올해나 내년 신약 허가를 받고 상업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희귀질환에서 만성질환까지 영역을 넓히게 돼 안정적인 캐시카우가 될 것으로 기대 중”이라고 밝혔다.
◇ 신사업 투자 가속···유전자 편집 CDMO 조준
에스티팜은 올리고 수주 성과를 이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신사업 투자를 가속할 방침이다. CDMO 분야에서는 유전자치료제 분야를 겨냥해 올해 3분기부터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앞서 에스티팜은 유전자치료제 생산에 대응하고자 sgRNA(single guide RNA) 전용 설비를 구축한 바 있다.
특히 유전자치료제 중 유전자 편집(CRISPR) CDMO 수주 활동이 시작됐다. 현재 다국적 고객사들과 수주 관련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유전자치료제는 질병의 원인 유전자 자체를 수정해 완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커지는 분야다. 유전성 희귀질환, 암, 혈액질환, 안과 질환 등 분야에서 유전자치료제 개발이 활발해지고 있다.
신규 올리고 수주 건들과 유전자치료제 CDMO 수주를 대비하기 위해 신공장 가동도 앞두고 있다. 증설 중인 제2올리고동은 오는 9월 준공식을 개최하고 4분기 가동을 예상하고 있다. 제2올리고동이 가동되면 에스티팜의 올리고 생산능력은 기존 연간 6.4몰(mol)에서 최대 14몰까지 늘어난다. 지금보다 약 두 배 이상 생산 능력이 커지게 된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제2올리고동에는 소형, 중형 라인을 배치했기 때문에 소형 중형 물량 생산이 가능하다”며 “이 경우 전임상, 임상 1상 등 비교적 이른 단계의 CDMO 수주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임상 등 기초단계 임상에서 상용화까지 이어지는 전주기 수주가 가능한 부분이 강점”이라며 “제2올리고동은 올해 지속적으로 받고 있는 수주 등을 토대로 운영이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올리고 매출 증가 및 연결 자회사 실적 회복세 등의 영향으로 점차 에스티팜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RNA(gRNA) 전용 라인은 올 3분기, 제2올리고동은 4분기부터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제2올리고동의 경우 내년부터 매출에 반영될 전망”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