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무장한 스트래티지, AI로 분석 생태계 재편

오토2.0·모자익 등 신제품 공개…롯데백화점 등 도입

2025-07-03     송주영 기자
로넨 나인슈타인 스트래티지 아태 지역 총괄 부사장이 3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AI 분석 시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 = 스트래티지코리아

[시사저널e=송주영 기자]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분야 스트래티지가 AI 기반 분석 플랫폼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 회사는 자산 운용의 한 축으로 대규모 비트코인을 보유한 것으로 유명하며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기반으로 BI에서 AI로 시장을 확장했다.

스트래티지코리아는 3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기반의 차세대 분석 플랫폼 ‘스트래티지원’과 데이터 통합 솔루션 ‘유니버설 인텔리전스 모자익’을 공개했다.

스트래티지는 미국 기업으로 현재 약 59만2345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개당 가격을 1억4000만원으로 환산했을 때 83조원 규모다.

로넨 나이슈타인 아태지역 총괄 부사장은 “기업으로 비트코인 투자를 처음으로 시작했고 현재는 200여개 기업이 전략을 따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트래티지 시가총액은 약 1120억달러(152조원)로 나스닥 시장 전체 순위 40위권에 속한다. 본사는 미국 버지니아주 타이슨스코너에 있다.

정경후 스트래티지코리아 지사장은 “일부 기업은 인수합병 이후 기술 개발이 중단되거나 고객 서비스가 약화되는 사례가 있지만, 스트래티지는 독립적 운영 구조와 비트코인 기반 재무 전략을 바탕으로 기술 투자와 고객 지원을 지속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스트래티지가 공개한 신제품 ‘모자익’은 기업 내 분산된 데이터를 연결하고, 분석 업무에 필요한 시맨틱 레이어(업무정의 체계)를 자동 구축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존의 데이터 웨어하우스 방식이 속도와 유연성 측면에서 한계를 보이는 상황에서 모자익은 클라우드와 애플리케이션 간 연계 중심의 구조로 전환을 시도했다.

모자익은 파워BI, 엑셀 등 주요 BI 도구와의 연동이 가능하며 데이터 거버넌스와 보안 설정도 플랫폼 내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다. 스트래티지는 해당 기술을 ‘유니버설 인텔리전스 레이어’라고 설명했다.

함께 공개한 AI 분석 에이전트 ‘오토 2.0’은 기존 챗봇 수준을 넘어 능동적으로 데이터를 탐색하고 분석하며 예측과 조치를 제안하는 방식으로 고도화됐다.

정 지사장은 “단순 정보 제공을 넘어 분석 업무 전반을 자동화하는 ‘오토노머스 애널리틱스’ 단계에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분석 기술은 유통, 금융, 제조 등 주요 산업에서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 롯데백화점 사례에 따르면 AI 에이전트를 분석 업무에 도입한 뒤 고객 분석 시간이 최대 70%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래티지는 유통 분야에서의 적용 속도가 빠르고, 공공이나 금융 분야는 클라우드나 보안 규제로 인해 도입 속도가 비교적 느리지만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동현 스트래티지코리아 수석 엔지니어는 “분석용 SQL을 자동 생성하고, 데이터 정제와 시각화를 AI가 지원해 분석 준비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비정형 데이터 처리 기능도 함께 탑재됐다”고 말했다.

시장 확대를 위해 스트래티지는 중소·중견기업용 경량 패키지인 ‘MCS(MicroStrategy Standard)’ 에디션도 함께 선보였다. 이 제품은 카피당 1만5000달러에서 시작한다.

오토 2.0은 BI 포털 내 ‘오토봇’ 기능으로도 구현돼 있어, 사용자가 자연어로 입력하면 시스템이 관련 데이터를 탐색해 결과를 제시하고 분석 차트를 자동으로 생성한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항목들을 AI가 추천하거나 정제하는 기능도 포함돼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스트래티지는 향후 제품 로드맵도 공개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비정형 데이터 감정 분석, 클러스터링 기능 등이 모자익 스튜디오에 추가될 예정이며, 2026년까지는 사용자 맞춤형 기능과 지리정보(GIS)시각화 기능도 지원할 계획이다.

나이슈타인 부사장은 “AI·클라우드 기반 BI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한국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장”이라며 “현지 리셀러 및 클라우드 인프라 파트너들과의 협업을 확대해 시장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지사장은 “AI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아진 만큼 실제로 분석 정확도와 업무 효율이 향상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며 “기술과 고객 전략을 병행해 국내 시장에 맞는 성과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