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주 줄줄이 ‘공매도 과열’···반짝 테마로 끝날까
지난달 급등한 스테이블코인 관련주 공매도 몰려 실제 수혜주 아직 몰라 투자 리스크 크다는 지적 나와 글로벌 흐름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대세 테마로 주목받았던 스테이블코인 관련주가 최근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공매도가 급증하면서 과열 종목으로 지정된 사례도 연이어 나올 정도다.
산업이 초기 단계인 만큼 불확실성이 크다는 지적이 있는 한편 정책 모멘텀에 따라 관련주가 재부각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1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와 미투온이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돼 이날 공매도가 제한됐다. 카카오페이는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공매도 과열 종목이 됐고 미투온은 지난달 27일 이후 다시금 공매도 과열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 NHN KCP, KG이니시스도 최근 공매도 과열 종목에 지정된 바 있다.
이들 종목은 스테이블코인 관련주라는 공통점이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특정 통화나 상품 등 안정적인 자산에 가치를 연동시킨 암호화폐다. 미국 정부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에 나선데 이어, 이재명 정부도 ‘디지털 금융혁신’을 내세우며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 기대를 높였다. 이에 스테이블코인은 시장의 주목을 받았고, 관련주가 단기간 가파르게 상승했다.
실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로 주목받은 카카오페이는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난달 4일부터 25일까지 15거래일 동안 145.87% 급등했다. 같은 기간 미투온은 스테이블코인 기반 게임 플랫폼 출시 소식에 힘입어 287.85% 치솟으며, 전체 상장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강세는 스테이블코인주로 묶인 다른 종목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상승세는 한 달을 넘기지 못했다. 지난달 25일 한국은행과 지난달 28일 국제결제은행(BIS)이 스테이블코인의 리스크를 연이어 지적한 것이 부각된 데다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대표주인 ‘서클’이 급락하면서 차익실현과 공매도의 빌미를 제공했다. 대표적으로 카카오페이의 경우 지난달 25일 장중 11만4000원을 기록한 이후 이날 종가인 7만6700원까지 급락했다.
증시를 이끌던 스테이블코인 테마가 휘청거리면서 관련주의 운명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우선 스테일블코인 산업이 시작 단계라는 점에서 최근 급등은 과열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테이블코인이 아직 제도화되지도 않았고, 이에 실제 수혜를 받아 실적 성장세가 이어질 수 있는 기업을 예단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기대감을 넘어 대세적으로 상승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실적 성장이 가시화되는 것이 필요한데, 아직 이를 판단하기에는 그 어느 것도 현실화하지 않았다”며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게 될 경우 주가 하락 폭은 상승 폭만큼이나 클 수 있어 리스크가 적지 않은 상황이라고 판단한다”라고 밝혔다.
반면 최근의 조정이 오히려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스테이블코인이 금융시장에 구조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만큼, 관련 이슈는 앞으로도 증시에서 꾸준히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법안인 ‘지니어스 액트’(GENIUS Act)가 아직 본격 시행되지 않았고, 국내에서도 관련 법제화가 추진 단계에 있는 만큼 정책 모멘텀이 향후 주가에 다시 불을 지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증권가 일각에서도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지난달 30일 보고서를 통해 “대한민국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주저할 이유가 없다.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글로벌 흐름이기 때문”이라며 “미국발 신(新) 금융 패러다임 전환기에 적합하고 기민한 정책 대응은 대한민국 국가 경쟁력 측면에서도 저성장 국면을 극복할 수 있는 큰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