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나홀로 약세장’···시총 4위 자리도 내줄까
올 들어 코스피 27% 상승할 때 17% 넘게 주가 하락 2차전지 투심 냉각 지속에 한때 2위였던 시총 순위 밀려 원전·방산 대표주 거센 추격 속 하반기 반등할지 주목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2차전지 대표주인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하반기 코스피 시가총액 4위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코스피 강세 속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반면, 올해 증시를 이끈 두산에너빌리티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오름세가 심상치 않은 까닭이다.
30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의 시가총액은 67조3920억원이었다. 이는 전체 상장사 중에서 네 번째로 큰 시가총액이다. 삼성전자(359조원)와 SK하이닉스(206조원), 삼성바이오로직스(70조원)만이 LG에너지솔루션보다 시가총액이 많다.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 당시 시가총액 2위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시장 존재감은 많이 옅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일인 2021년 1월 27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118조원이었다. 2차전지주가 랠리를 펼쳤던 2023년 6월에는 시가총액이 144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2차전지 업종의 쇠락하면서 시가총액 순위도 4위까지 밀렸다.
이 같은 추세라면 4위 자리도 위태로울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직 시가총액 5위권과의 격차가 크지만, 증시 강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반등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4위 자리도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현재 시가총액 5~10위까지는 40조원대 시가총액을 보여 LG에너지솔루션과는 격차가 27조원이 넘는다.
문제는 올해 하반기에도 반등을 이끌 모멘텀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와 주요 고객사의 물량 조정, 공급 과잉에 따른 재고 부담 등으로 2차전지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 위축이 지속되고 있다.
2차전지 업황 부진에 따른 우려는 주가로도 나타났었는데, 코스피가 올 들어 전 거래일까지 27.36% 상승할 동안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17.24% 하락했다.
실제 증권가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는 분위기다. 이번 달 7곳에서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했는데 이 중 4곳이 LG에너지솔루션의 목표가를 내렸다. 이는 올해 상반기 내내 나오고 있었던 모습으로,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목표가 상향 보고서는 올해 3월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을 추격하는 시가총액 상위주들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대표적이다. 원전주인 두산에너빌리티는 올들어 274.93% 상승하며 40위였던 시가총액 순위를 6위(42조1489억원)로 끌어올렸다. 방산 대표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같은 기간 176.82% 상승하며 30위였던 시총이 7위(42조936억원)가 됐다.
이들 종목이 속한 원전·방산 업종은 올해 하반기에도 긍정적인 전망이 주류를 이룬다. 원전의 경우 글로벌 원전 수주 기대감과 차세대 원전인 SMR(소형모듈원자로) 이슈가 관련주의 주가를 견인하고 있고, 방산업종은 수출 확대 가능성에 투심이 몰린 상황이다.
올해 하반기에도 두산에너빌리티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상승세를 이어갈 경우 LG에너지솔루션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대외 변수가 줄었고 정부의 증시 부양 기대감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에서 증시 상승세가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강세장에서는 주도주에 쏠림 현상이 자주 나타난다는 점에서 어떤 업종과 종목이 시장 주인공이 될지에 따라 시가총액 지도는 많이 달라져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