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가계대출 6조원 ‘쑥’···고강도 규제에 불붙은 막차 수요
26일 기준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5조8000억원 증가 6월 한달 간 증가액 6조원 후반대 달할 전망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 및 주담대 고강도 규제에 막차 수요 늘어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6월 가계대출 증가액이 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약 5조8000억원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월말에 대출 실행이 몰리는 것을 고려하면 6월 증가액은 6조원대 후반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대출은 지난 2월(4조2000억원), 3월(4000억원), 4월(5조3000억원), 5월(6조원)에 이어 5개월 연속 증가세다.
6월 증가 폭은 사상 최대 영끌 광풍이 불었던 지난해 8월(9조7000억원) 이후 10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대출채권 매·상각 등의 변수를 감안한 추정이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26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52조9948억원으로 5월 말 748조812억에서 4조9136억원 불었다. 하루 평균 약 1890억원씩 증가했는데 이 역시 지난해 8월(3105억원)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세다.
가계대출 증가세를 이끈 건 주택담보대출이다. 26일 기준 주담대 잔액은 597조6105억원으로 전월(593조6616억원) 대비 3조9489억원 늘었다. 신용대출도 같은 기간 103조3145억원에서 104조3233억원으로 1조88억원 증가했다. 하루 평균 증가액은 388억원으로 전월 265억원의 약 1.5배 수준이다.
이처럼 가계대출 증가세가 가팔라진 데에는 막차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다음 달부터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시행되면서 대출 한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출 규제가 강화되기 전에 대출을 최대한 받아두려는 수요가 몰린 것이다.
아울러 정부가 이달 28일부터 수도권 및 규제지역에서 주택 구입할 때 주담대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강도 높은 대출 규제 시행에 나서면서 대출 막차 수요는 더 촉진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가 내 집 마련을 앞둔 실수요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주담대 대출액 상한이 6억원으로 제한되면서 준비할 자금 부담이 커지면서다.
서울 아파트의 평균 시세가 14억6000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기존 10억2000만원까지 가능했던 대출액이 6억원으로 4억2000만원 줄어듦에 따라 8억6000만원 이상의 자기 자금이 있어야 입주가 가능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