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美 관세 대응해 경협 강화할까···“FTA 2단계 협상 진전”

이달 닷새간 제12차 FTA 서비스·금융 분야 후속협상 진행 美 관세 정책 대응 속 협의 진행···李 ‘실용 외교’ 강조

2025-06-28     최동훈 기자
/ 그래픽=시사저널e DB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한국, 중국이 미국 관세 정책에 맞닥뜨린 가운데 최근 자유무역협정(FTA) 후속 협상을 이어가는 등 경제협력 강화 무드를 조성했다.

28일 정부와 외신 보도 등에 따르면 전날까지 닷새간 서울 모처에서 한중 FTA 서비스·투자 제12차 후속 협상이 진행됐다.

권혜진 자유무역협정교섭관 등 산업통상자원부 대표단과 류춘용 국제사 부사장 등 중국 상무부 대표단이 참석해 서비스, 투자, 금융 3개 분야를 다뤘다. 중국 관영 영문 매체 글로벌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협상 종료 후 한국과 분야별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해 긍정적인 진전을 이뤘다고 전했다.

양국은 지난 2012년 5월 FTA 협상을 개시한 후 14차례 협상을 진행해 2015년 12월 발효했다. FTA 체결 당시 서비스, 투자 부문을 제한적으로 개방한 후 후속 협상을 통해 개방 수준을 높이기로 합의했다. 구체적으론 관광, 문화, 의료, 금융 분야 시장 개방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후 2018년 3월 서비스·투자 후속 협상을 개시했지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갈등으로 양국 관계가 냉랭해져 협의를 진전시키지 못했다. 다만 양국 대표단은 매년 여러 차례 양국을 오가며 만나 후속 협상과 회의를 진행했다. 협정문을 도출하진 못했지만 양국 대표단의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분위기다.

중국에선 이재명 정부 출범 후 한국과 정서적, 경제적 거리감을 해소하고 협력 관계를 다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국 보호 중심 관세 정책에 공통적으로 대응하는 가운데 공급망 협력 등에 관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는 지난 4일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직전 기자회견에서 실용 외교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며 “중국, 미국의 양극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난 접근으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쉬즈치앙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한국 대표는 지난 19일 쉐라톤 그랜드 인천 호텔에서 개최된 포럼에 참석해 “최근 양국 경제통상 장관 회담에서 FTA 2단계 협상을 가속화하고 산업 및 공급망 안정성 강화를 위해 협력하기로 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한 조치”라며 “이는 새로운 협력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 현재 진행 중인 미중 무역갈등 속에서 실익을 확보할 수 있는 외교를 펼쳐야 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현재 미국이 우호국인 한국, 일본과 중국의 디커플링(decoupling)을 시도하고 있고 중국은 미국 관세 정책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한국, 일본과 지역 협력 강화를 추진 중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개최된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국익중심 실용외교로 통상과 공급망 문제를 비롯한 국제 질서 변화에 슬기롭게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