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1년에 30개씩 AI 신사업 발굴 ···파트너십 투자 확대
이석우 LG NOVA 센터장 “신사업 투자, 외부 협력에 초점···AI가 중심” “지난 5년간 5000곳 이상 스타트업과 협력 또는 접점 만들어”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LG전자가 외부 파트너십에 대한 투자를 지속 확대해 인공지능(AI) 신사업 발굴을 가속화한다. 기존 가전 중심의 하드웨어 사업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 신사업 영역을 중장기적으로 확대해 수익구조를 다각화한단 방침이다.
소프트웨어 분야 신사업 투자는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LG NOVA)가 주축이 되고 있다. LG NOVA가 연간 투자하는 신사업 분야만 30곳에 달하며, 모두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이석우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장(부사장)은 26일 기자와 만나 “현재 LG NOVA가 준비 중인 신사업은 1년에 30개씩 파이프라인이 쭉 펼쳐져 있다”며 “이 중 연간 1~2개씩 스핀아웃으로 내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LG NOVA는 LG전자가 신사업 육성·신규 사업 발굴 목적으로 2020년 말 미국 실리콘밸리에 신설된 조직으로, 외부 스타트업과 협업해 혁신 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LG전자 본사에서 투자하는 사업이 하드웨어 중심이라면, LG NOVA는 소프트웨어 분야 신사업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LG NOVA가 현재 추진 중인 모든 신사업은 AI를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여러 가지 분야로 확대하고자 한다”며, “헬스케어 AI 분야에서 이미 한곳을 배출했지만, 이제는 메디컬쪽에서도 정신과 분야를 보고 있으며,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라고 해서 인플루언서들이 영상 작업에 AI를 활용해서 효율성을 높이는 부분, 그리고 컨설팅 회사들이 AI를 활용하는 부분도 주의깊게 보고 투자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LG전자는 스타트업을 포함해 외부와의 협력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며, “LG전자가 가전 분야 세계 1위 기업이지만, 모든 분야를 다 할 수는 없다. 이런 영역에선 외부 파트너십을 통해서 할 수 있다는 방향에 초점을 맞추고 신사업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LG NOVA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발굴하기 위해 사내 신사업 인큐베이션 조직에서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이후 독립법인으로 스핀아웃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분리된 이후에도 일부 지분 관계를 유지해 LG전자의 신사업 추진에 협력하는 구조로 운영하고 있다.
앞서 LG NOVA는 최근 1년 동안 두 곳의 스타트업을 독립법인으로 배출한 바 있다. 지난달엔 AI 기반의 에너지 관리 솔루션을 개발하는 미국 클린테크 스타트업 ‘파도 AI 오케스트레이션’을 스핀아웃했다.
파도는 AI와 머신러닝을 활용해 에너지의 수요·공급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전력 부하와 비용을 예측하는 솔루션 기업으로, 글로벌 에너지 테크기업 ‘마라(MARA)’와 협력해 차세대 데이터센터 에너지 최적화 솔루션도 개발 중이다.
LG전자 또한 대표적인 B2B(기업 간 거래) 사업으로, AI 데이터센터향 냉난방공조(HVAC) 사업을 확대 중이다. 파도의 AI 에너지 관리 솔루션과 결합해 데이터센터 시장 선점에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엔 홈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인 ‘프라임포커스 헬스’를 스핀아웃하기도 했다. AI 기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플랫폼으로 만성 질환을 조기 진단해 사후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로, LG전자는 이를 통해 AI 헬스케어 사업도 육성 중이다.
이 부사장은 이날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넥스트라이즈’ 컨퍼런스에서 “LG전자가 단순히 가전제품과 TV에 국한되지 않고, 그 이상을 실현하고자 만든 조직이 바로 LG NOVA이며, 우리의 사명은 70조원 규모의 대기업 안에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것”이라며, “우리의 주요 미션은 신생 기업을 독립시키는 것으로,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 있지만 LG전자처럼 거대한 기업도 새로운 사업을 만들기 위해선 완전히 독립된 법인을 새롭게 설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매년 약 2개의 새로운 회사를 스핀아웃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매년 약 1000~1500개 스타트업과 접촉을 한다. 이 중 약 30개를 선별해 LG전자와 협업할 기회를 만들고, 새로운 비즈니스로 발전시키고 있다”며, “이 프로그램은 지난 5년간 꾸준히 운영돼왔으며, 지금까지 약 5000개 이상의 스타트업과 협력하거나 접점을 가져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