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그룹, 인보사 생산 대비···자회사 역할 분담

인보사 美 3상 막바지, 내년 신약 허가 신청 2028년 판매 대비···계열사 사업 전략 구체화

2025-06-24     최다은 기자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코오롱그룹이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인보사(TG-C)’에 대한 2027년 FDA(미국 식품의약국) 신약 승인을 기대하며 상업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자회사를 활용해 TG-C 생산 공정을 개발하고, 코오롱티슈진은 적응증 확장 임상을 준비 중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그룹이 계열사별 전문 기술력을 내세워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TG-C 생산 효율화와 후속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2027년까지는 TG-C 상용화에 주력하고 그 이후부터는 시장 다변화와 수익성 제고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구상이다.  

코오롱티슈진 신약 개발 현황./ 표=정승아 디자이너

◇ 인보사(TG-C) 2027년 FDA 허가 판가름 예상

앞서 코오롱그룹이 개발해오던 인보사는 ‘세계 최초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로 조명받으며 2017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임상 약에 허가 내용과 다른 발암 위험성이 있는 세포가 섞여 들어갔다는 사실이 밝혀져 2019년 국내 허가가 취소됐다. 

이후 그룹 내 계열사 코오롱티슈진이 미국에서 TG-C의 대규모 임상을 전개하며 글로벌 무대에 재도약하기 위한 절차를 밟았다. FDA는 1년가량 조사 끝에 2020년 TG-C의 무릎 골관절염 미국 임상 3상 재개를 허용했고, 지난해 7월 미국에서 1000명 넘는 환자를 대상으로 환자 투약이 마무리됐다. 

코오롱티슈진은 내년 하반기 내로 TG-C 미국 임상 3상 장기 추적 관찰이 마무리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는 2027년 상반기 내로 FDA에 생물의약품허가신청(BLA)을 제출하고 같은 해 하반기 허가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 중이다. 코오롱티슈진은 이르면 2028년부터 TG-C 시판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오롱티슈진 관계자는 “무릎 골관절염 대상의 TG-C 미국 3상은 지난해 7월 환자 투약이 다 종료됐고 지금은 장기추적관찰이 진행되고 있다”며 “장기추적관찰 기간이 2년이기 때문에 내년 말쯤 데이터 확보를 끝내 BLA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 코오롱바이오텍 TG-C 원료의약품 생산

코오롱그룹은 TG-C 상업화 타임라인에 맞춰 계열사를 활용해 자체 생산과 후속 임상을 준비하겠다는 구상이다. TG-C 후속 연구개발은 기존 코오롱티슈진이 맡고, 원료의약품 생산은 코오롱바이오텍이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코오롱생명과학의 자회사인 코오롱바이오텍은 TG-C 생산 효율화를 위한 공정개발을 진행해 중장기적으로 대량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이 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지난해 8월 코오롱바이오텍은 코오롱티슈진, 코오롱생명과학과 TG-C 대량 생산 시스템 구축을 위한 공정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공정개발을 통해 TG-C의 상업화 이후 대량 생산에 따른 원가 절감으로 생산 단가를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이 100% 지분율을 가지고 있는 코오롱바이오텍은 CDMO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충주에 위치한 바이오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공장에서 줄기세포 치료제와 체세포 치료제, 엑소좀 치료제 등을 생산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TC-C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 허가 및 시판을 준비하면서 상업화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 코오롱바이오텍에 공정 개발을 위탁한 상황”이라며 “TC-C 공정 개발을 통해 생산 단가를 낮추면 약가 인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더 합리적인 선에서 환자 공급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TG-C의 원료의약품을 코오롱생명과학 자회사인 코오롱바이오텍이 맡게 될 가능성을 염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코오롱티슈진 TG-C 후속 임상 준비

TG-C의 무릎 골관절염 미국 3상을 전개해온 코오롱티슈진은 고관절 골관절염으로 TG-C 적응증을 확장하는 후속 임상을 준비할 방침이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 2021년 12월 FDA로부터 고관절 골관절염 대상의 임상 2상 IND(임상시험계획)을 승인 받았다. 또 2023년 12월에는 FDA로부터 퇴행성 척추 디스크질환으로 TG-C 활용 범위를 넓히기 위한 임상 1상 IND 승인을 따냈다. 

코오롱티슈진에 따르면 현재는 한정된 TG-C 연구 자금을 여러 임상시험에 분산시키기보다 무릎 골관절염 미국 3상에 연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다만 미국 3상을 성공적으로 마쳐 FDA로부터 신약 허가를 따내면 적응증 별 후속 임상도 본격화하겠다는 것이 코오롱티슈진 측 설명이다.

코오롱티슈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면역항암제로 적응증 범위를 넓힌 키트루다와 같은 전략으로 점진적으로 TG-C 적응증을 다각화해 시장을 확장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릎 골관절염과 고관절 골관절염은 병리적으로 질병의 진행 과정이 유사하다”며 “무릎 골관절염으로 FDA 신약 허가를 따내면 고관절 골관절염 임상시험도 더 빠르게 진행할 수 있는 유리한 점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코오롱생명과학 신약 개발 현황./ 표=정승아 디자이너

◇ 코오롱생명과학 바이오 사업부 기술수출 추진

코오롱생명과학 자체적으로도 바이오 사업부에서 개발해온 신약후보물질의 기술수출을 추진해 수익성을 제고하겠다는 방침이다. 케미칼부문 고수익 제품군을 활용해 매출을 확대하고 신약후보물질 기술수출을 통해 그룹의 의약품 R&D 사업에 힘을 싣겠다는 계획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케미칼과 바이오부문으로 나눠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매출 대부분은 합성의약품의 원료의약품과 의약중간체 판매, 세균증식을 억제하는 항균제 등을 공급하는 케이칼사업부에서 나온다. 

바이오 사업부는 요천추 신경근병증 치료제 ‘KLS-2031’와 고형암 타깃의 ‘KLS-3021’을 신약 파이프라인으로 확보 중이다. 각각 미국 임상 1·2a상과 전임상이 마무리됐다. 코오롱생명과학은 두 후보물질 중 KLS-2031을 집중적으로 내세워 기술이전 수요를 모색 중이다. 지난해 미국 1·2a상 최종 결과가 확보된 만큼 해당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술수출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가장 상업화가 임박한 파이프라인이 TG-C인 것은 맞지만 코오롱생명과학 자체적으로도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술수출과 CDMO 수주 확대 관련 논의가 내부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특히 KLS-2031은 지난해 미국 1·2a상 결과 데이터가 갖춰졌다는 점에서 기술이전에 최우선으로 활용될 모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