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핵시설 3곳 제거”···중동분쟁 직접 개입

“보복할 시 더 큰 공격” 경고 “중동의 불량배는 이제 평화를 선택해야”

2025-06-22     고명훈 기자
22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이란 공습 관련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군사력을 활용해 이란 핵시설 3곳을 집적 타격하고, 중동분쟁에 직접 개입하기 시작했다. 향후 이란의 태도에 따라 더 큰 공격을 가할 수 있다고 예고하면서 국제 정세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21일 오후 10시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미군이 이란 정권의 세 핵심 핵농축 시설인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에 대해 대규모 정밀 타격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타격에 대해 “눈부신 군사적 성공”이었다고 운을 뗀 뒤 “우리의 목표는 이란의 핵농축 능력을 파괴하고, 세계 최고의 테러 지원국이 제기하는 핵 위협을 중단시키는 것”이라며 “오늘 밤 이란의 핵시설이 완전히, 그리고 전적으로 파괴됐다”고 말했다.

미국의 이란 공격은 지난 12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선제 공습을 감행한 뒤 두 나라가 무력 충돌을 주고받은 지 9일 만(미 동부시간 기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향후 2주 내에 이란에 대한 공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는데, 그 이후 이틀 만에 나온 기습 공격이다.

앞서 대국민 연설 이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란 핵시설 기습공격에 대한 사실을 밝히고 “모든 항공기는 현재 이란 영공을 빠져나왔고, 안전하게 귀환 중”이라며 “주요 목표 지점인 포르도에 폭탄 전체 탑재량이 모두 투하됐다”고 말했다.

포르도는 대표적인 이란의 핵시설의 심장부로 불리는 시설이다. 이곳에서 핵무기 개발을 위한 우라늄 농축 등이 진행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은) 급조폭탄으로 우리 국민의 팔과 다리를 날려버렸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장군 카셈 솔레이마니(Qasem Soleimani)에게 목숨을 잃었다”면서 “오래전 이런 일이 계속되도록 두지 않겠다고 결심했으며, 이젠 끝이다”고 언급했다. 카셈 솔레이마니는 트럼프가 집권 1기 당시 무인기 공격을 승인해 암살했던 이란 군부 실세다.

미군과 이스라엘군에 대한 축하와 감사의 말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밤 우리가 한 일을 할 수 있는 군대는 세상에 없으며, 비슷한 수준조차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이스라엘 군에도 그들이 수행한 훌륭한 작전에 감사를 전한다. 무엇보다도, 오늘밤 이 엄청난 기계들을 몰고 (이란을 폭격한) 미국의 애국자들과 세계가 수십년 동안 보지 못했던 것과 같은 이번 작전에 참여한 모든 미군들을 치하한다”고 전했다.

이란군에 대해선 보복할 시 더 참혹한 결과를 낳을거라며 경고의 메시지도 전달했다. 그는 이란에 대해 “중동의 불량배는 이제 평화를 선택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의 공격은 훨씬 더 크고 훨씬 더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밤의 목표는 가장 어렵고 어쩌면 가장 치명적인 것이었지만, 많은 목표물이 아직 남아 있다”며, “평화가 신속히 찾아오지 않는다면 나머지 목표들을 정밀하고, 빠르고, 능숙하게 타격할 것이다. 그중 대부분은 몇 분 안에 제거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미국은 이튿날 오전 8시 존 대니얼 케인 합참의장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주재로 공식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