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바이오, 숨통 트인 현금 유동성···치매 신약 공략법
아리바이오, 아르세라에 AR1001 기술 수출 총 3건 기술이전+북미·EU·일본 신규 딜 준비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아리바이오가 치매 치료제 AR1001에 대한 새로운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재무적 안정감을 쌓고 있다. 다건의 기술이전을 통해 글로벌 임상 3상 자금을 확보하고 현금 불확실성을 해소하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LED조명 전문업체 소룩스와 합병을 통해 코스닥 입성 추진도 구체화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아리바이오가 치매 치료제로 개발 중인 ‘AR1001’에 대해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소재 생명과학 기업 ‘아르세라’와 총 6억달러(약 8200억원) 규모의 독점 판매권 계약을 맺었다. 또 코스닥 상장사인 소룩스와 합병으로 자금 공백기를 대비해 투자 자금을 유치할 수 있는 기반 구축에 나섰다.
아리바이오의 핵심 파이프라인인 AR1001은 PDE-5(포스포디에스터라아제-5) 억제제 계열의 다중기전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다. 지난 2022년 12월 FDA(미국 식품의약국)의 임상 3상 승인을 받아 환자 투약이 시작됐다. 총 13개국에서 150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3상이 진행되고 있다. 톱라인 결과는 내년 상반기 중으로 발표될 전망이다.
다만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글로벌 임상 3상을 안정적으로 끌고 가기 위해서는 임상을 주도할 현금 여력을 강화하는 것이 관건이다. 아리바이오 코스닥 상장사와 합병을 추진하고, 반복적인 기술이전으로 수익 창출에 주력하는 이유다. 아리바이오가 올해 1분기까지 확보한 현금성자산(현금 및 현금성자산+당기손익 공정가치 자산)은 약 54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 오는 8월 소룩스와 합병, 9부 능선 넘나
아리바이오는 지난 2023년부터 AR1001에 대해 총 3건의 기술이전으로 개발 자금으로 활용할 선급금을 비롯해 상업화 이후 로열티를 수령할 수 있는 수익 구조를 구축했다.
다만, 소룩스와의 합병이 지연이 1년째 지연되는 것은 아리바이오의 사업 전개에 불확실성으로 남고 있다. 아리바이오와 소룩스의 합병은 소룩스가 아리바이오를 흡수합병하는 형태로 진행되는데, 이 과정에서 아리바이오의 우회상장 논란이 제기됐다. 앞서 아리바이오는 기술특례상장을 세 차례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한 바 있다. 이후 정재준 대표가 소룩스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며 두 회사간 합병을 주도했다.
한국거래소로부터 우회상장 심사는 통과했지만, 금융감독원의 승인 절차가 지연되면서 합병 절차가 난항을 겪고 있다. 당초 지난해 말까지 합병을 완료할 계획이었으나, 금융감독원은 투자 판단에 필요한 정보 부족을 이유 다섯 차례 이상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했다. 따라서 합병 기일도 오는 8월 26일로 미뤄졌다.
아리바이오는 소룩스와 합병 과정에서 흘러나온 우회 상장 논란과 이종 산업 결합에 따른 경영 부담감을 AR1001의 지속적인 기술이전으로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소룩스를 통해 자본시장에 입성하고 자금조달 환경을 개선하되, 기체결된 기술이전 외 추가 딜을 이끌어내 자체 수익성을 키워 시장의 신뢰를 얻겠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임상 3상을 자체적으로 주도하려면 못해도 수년간, 수백억 원 이상 들어가는 프로젝트일 텐데, 끝까지 끌고 갈 계획이라면 자금 확보에 있어 국내외 투자 유치 활동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할 것”이라며 “기술특례 상장 조건도 점점 까다로워지면서 소룩스에 피합병되는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아리바이오 관계자는 “합병 정정신고서 제출 기일이 내달 9일까지라 현재 소룩스 측에서 신고서 제출을 준비하는 단계”라고 언급했다.
◇ AR1001 추가 기술이전···판매 로열티 강화
아리바이오는 기체결된 AR1001 기술이전 외에 유럽, 미국, 일본 판권을 대상으로 새로운 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아리바이오가 체결한 AR1001 기술이전 중 첫 계약은 2023년 3월 삼진제약과 이뤄졌다. 총 1000억원 규모로 AR1001의 국내 상업화 권리와 판권을 이전했다. 이듬해인 2024년 3월에는 중국 기업(중국 지역)과 AR1001 판권을 넘기는 기술수출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의 전체 규모는 1조 200억원으로 아리바이오가 수령한 선급금만 1200억원에 달한다.
이달 아르세라와 체결한 AR1001에 대한 독점 판매권 계약은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우크라이나 및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을 대상으로 한다. 전체 규모는 총 6억달러(약 8200억원)다. 이로써 아리바이오는 한국 삼진제약(1000억원), 중국계 제약사(1조 200억원), UAE 아르세라(8200억원) 등 총 약 1조 9400억원 규모의 글로벌 기술수출 실적을 확보했다.
아리바이오 관계자는 “회사 자체적으로 AR1001 임상 3상과 글로벌 상업화를 직접 주도하고, 허가 이후 판권을 국가별로 세분화해 파트너사에게 권리를 이전해 판매 로열티를 받는 방식으로 수익화를 준비 중”이라면서 “AR1001 상업화 이후 판권이 남아있는 국가들 중 미국, 유럽, 일본을 다 포함한 글로벌 기술이전을 최우선으로 보고 파트너링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