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낼 사람 없는데 받는 사람만”···국민연금 지급액, 첫 4조원 돌파
저출산·고령화에 지출은 늘고 수입은 줄어 2027년엔 지출이 수입 앞지를 것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국민연금 지급액이 사상 첫 4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따라 보험료를 내는 사람은 줄어드는데, 받는 사람만 늘어나면서 추후 국민연금 고갈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15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 2월 지급된 연금 총액은 4조238억원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 월 지출액이 4조원을 넘어선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지난 1월(3조9463억원)보다 775억원 늘어난 수치다.
국민연금은 수급자와 1인당 연금액 모두 증가하면서 급여 지출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 지급액은 지난 2012년 11조5508억원으로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선데 이어, 불과 6년 뒤인 2018년엔 20조7527억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어 2022년엔 34조201억원, 작년엔 43조7048억원으로 지출액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1988년 국민연금 도입후 10조원 돌파까지는 24년이 걸렸으나, 20조원까지는 그로부터 6년, 30조원까지는 4년, 40조원까지는 2년이 걸렸다. 현재 추세로 가면 올해 연간 지급액은 5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1년 만에 10조원 가까이 지급액이 증가하는 셈이다.
아울러 작년 국민연금 수급자는 737만2039명으로 전년대비 55만명 가까이 늘어나며 지출액 상승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에 비해 장기화된 저출산 문제로 이들을 부양할 국민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보험료를 내는 국민연금 가입자 수는 지난 2월 기준 2181만7359명으로 작년 말 2198만4003명보다 16만6644명 줄어들었다.
가입자는 2022년 2250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23년 2238만명, 2024년 2198만명으로 2년 연속 감소했다. 작년 한 해만에 40만명이 줄어든데 이어, 올해 2월 기준에는 16만여명이 더 감소했다.
현재까진 보험료 수입이 지출액보다 많지만, 이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급여 지출액이 보험료 수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연금 급여 지출은 51조9564억원을 기록한 후 2026년 59조5712억원, 2027년 67억6071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보험료 수입은 올해 62조221억원, 2026년 63조2083억원, 2027년 64조3535억원 등으로, 2027년엔 급여액이 수입액보다 3조원 가량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내년 1월부터 0.5%p씩 단계적으로 인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