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vs 23%’···양자컴퓨터 ETF 수익률 벌어진 배경은

양자컴퓨터 ETF 5종 지난달 성과 상위권에 대거 포진 운용사별 성과는 극명···1위와 최하위는 18%포인트 차이 주가 급등한 종목 포트폴리오 비중 차이가 원인으로 분석

2025-06-02     송준영 기자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양자컴퓨터 테마 ETF(상장지수펀드)가 급등세를 보인 가운데, 자산운용사별 수익률 격차가 나타나고 있어 주목된다. 비슷한 투자 전략이지만 상품에 따라 수익률 격차가 18%포인트 넘게 벌어진 사례가 나온 것이다. 최근 주가가 급등한 핵심 종목의 편입 비중 차이가 수익률 희비를 가른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2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월 972개 ETF 중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ETF는 신한자산운용의 ‘SOL 미국양자컴퓨팅TOP10’이었다. 이 ETF는 양자컴퓨터와 관련된 미국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으로, 지난달에만 41.5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양자컴퓨터 테마가 상용화 기대감에 글로벌 증시에서 재조명된 결과였다.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적인 현상을 활용한 컴퓨터로, 여러 상태를 동시에 표현하고 처리해 슈퍼컴퓨터로도 수백 년이 걸릴 문제를 단 몇 초 만에 해결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양자컴퓨터가 인기를 끌면서 관련 ETF가 연이어 출시됐었다.

투자자들의 눈길을 끄는 부분은 양자컴퓨터 ETF 간 수익률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KB자산운용의 ‘RISE 미국양자컴퓨팅’ ETF의 경우 총 5개의 양자컴퓨터 테마 ETF 중에서 가장 저조한 22.7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SOL 미국양자컴퓨팅TOP10 ETF와 18.78%포인트 차이가 나는 수치다.

/ 표=김은실 디자이너.

수익률 1위와 2위의 차이도 벌어졌다. 국내 첫 양자컴퓨터인 키움투자자산운용의 ‘KIWOOM 미국양자컴퓨팅’ ETF는 28.49%의 수익률을 기록해 양자컴퓨터 ETF 중에서 2위를 차지했다. 1위와는 13.07%포인트 차이가 난다. KIWOOM 미국양자컴퓨팅 ETF와 5위인 RISE 미국양자컴퓨팅 ETF의 격차도 5.71%포인트다. 

통상 같은 테마의 경우 수익률이 비슷하게 나온다는 점에서 이는 두드러진 모습이다. 테마를 이루는 핵심 종목들이 대개 비슷하기 때문이다. 양자컴퓨터와 함께 핵심 트렌드가 된 원자력 테마 ETF의 경우 지난달 테마 내 성과 1위인 ‘RISE 글로벌원자력’과 최하위인 ‘ACE 원자력테마딥서치’의 수익률 격차가 8.34%포인트였다.

양자컴퓨터 ETF의 수익률 격차는 개별 종목 편입 비중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미국 증시에서 양자컴퓨터 관련 종목들이 강한 상승세를 보였는데, 이들 종목에 얼마나 집중적으로 투자했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달라졌다는 것이다. 특히 ‘디웨이브퀀텀’은 지난 한 달간 주가가 135% 급등했고 ‘아이온큐’와 ‘리게티컴퓨팅’도 각각 57.3%, 48.25% 올랐다.

양자컴퓨터 관련주 10개 종목에 집중투자 하는 SOL 미국양자컴퓨팅TOP10 ETF의 경우 지난 4월 30일 기준 아이온큐, 리게티컴퓨팅, 디웨이브퀀텀의 투자 비중이 각각 18.24%, 16.33%, 13.6%였다. 전체의 50%에 가까운 비중인 이들 종목이 상승하면서 ETF의 전체적인 성과도 좋아졌던 것이다.  

반면 비슷하게 양자컴퓨터 10개 종목에 투자하는 한화자산운용의 ‘PLUS 미국양자컴퓨팅TOP10’ ETF는 이들 세 종목 비중이 22.32%였다. 이 ETF는 같은 기간 23.11% 수익률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수익률이 가장 저조했던 RISE 미국양자컴퓨팅 ETF는 이들 종목 비중이 19.65%였다. 상대적으로 이들 종목의 주가 상승 수혜를 못 본 셈이다. 

다만 이들 종목의 주가가 급락할 경우 상황은 반대로 흐를 가능성은 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아이온큐와 리게티컴퓨팅 주가가 전 거래일 각각 6.62%, 7.91% 하락한 영향 등에 2일 SOL 미국양자컴퓨팅TOP10 ETF는 5.61% 하락 마감한 반면, RISE 미국양자컴퓨팅 ETF는 2.43% 내리는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