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상품 풍향계] 美 혁신기업에 투자 비중 고정하는 ETF 출시

배당 성장주에 투자하는 ETF도 나와 미국 머니마켓 ETF도 국내 첫 등장

2025-05-17     송준영 기자
표=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이번 주(5월 12~16일) 투자상품 시장에서는 미국 혁신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ETF(상장지수펀드)가 나와 주목됐다. 배당 성장주에 투자하는 ETF, 미국 초단기 안전자산과 달러에 동시 투자하는 ETF도 출시돼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 미국 혁신기업 투자 비중 25%로 고정하는 ETF 선보여

미국 증시가 강한 회복력을 보이면서 미국 주식 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이 같은 수요에 대응해 적극적인 상품 출시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KB자산운용이 미국 혁신기업의 비중을 매달 25%로 고정 편입하는 ‘RISE 테슬라고정테크100’, ‘RISE 팔란티어고정테크100’ ETF 2종을 상장시켰다.

혁신기업과 시장지수에 고루 투자하면서 성장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이 ETF의 특징이라고 KB자산운용은 설명했다. 기존 ‘RISE 나스닥100’ ETF의 경우 테슬라와 팔란티어의 비중은 각각 약 2.8%, 1.8% 수준이다. 

실제 두 상품은 나스닥에 상장한 기술주 100종목 중 테슬라 또는 팔란티어의 비중을 각각 25%로 고정하고, 나머지 99종목은 75% 비중으로 분산 투자한다. 

노아름 KB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기술주 투자에 있어 선택과 집중이 중요해진 시대에 ‘RISE 테·팔 ETF 시리즈’는 보다 직접적으로 미국 혁신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시장지수 투자 대비 고수익을, 개별 종목 투자 대비 안정적인 성과를 지향하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KB자산운용은 이번 ETF 출시를 기념해 주방용품 브랜드 ‘테팔’과 함께 다음 달 1일까지 ‘RISE ETF’ 공식 홈페이지에서 이벤트를 진행한다. ETF 상품명인 ‘테슬라’와 ‘팔란티어’의 앞 글자를 딴 ‘테·팔’ ETF 시리즈라는 별칭에 착안했다. 퀴즈 이벤트 참여 시 추첨을 통해 테팔의 신제품 ‘라이트쿡 프라이팬 28cm’를 비롯해 도미노피자, KFC, 스타벅스 등 다양한 경품을 받을 수 있다.

◇ 배당 성장주 투자하는 ‘한국판 DGRW’ 3종 상장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배당 성장주에 투자하는 ETF 3종을 신규 상장했다. 이번 3종 신상품은 ‘ACE 미국배당퀄리티’, ‘ACE 미국배당퀄리티+커버드콜액티브’, ‘ACE 미국배당퀄리티채권혼합50’ ETF 등이다.

이들 3개 상품은 미국 자산운용사 위즈덤트리가 운용 중인 ‘위즈덤트리 US 퀄리티 디비던드 그로쓰 ETF(DGRW)’를 기반으로 월 분배한다. 2013년 5월 미국에 상장한 DGRW는 배당과 성장을 중시하는 상품이다. 

연 배당률은 1.79%이지만, 지난달 말 기준 최근 5년간 총수익률(TR)은 101.51%다. 대표적인 미국 배당 상품인 ‘슈와브 US 디비던드 에퀴티’(SCHD)와 비교하면 18.72%포인트 높다. 변동성도 낮다는 설명이다. 같은 기간 DGRW 변동성은 연 14.81%로 SCHD(연 15.86%) 대비 낮았다.

ACE 미국배당퀄리티는 ‘한국형 DGRW’로 DGRW 기초지수를 원화로 환산해 추종한다. 해당 지수는 위즈덤트리가 산출·발표하며 미국 상장 주식 중 배당금을 안정적으로 지급하면서 이익 성장률이 우수한 약 300개 기업을 편입한다.

ACE 미국배당퀄리티+커버드콜액티브는 DGRW 운용 전략과 상관관계가 높은 미국 고배당주와 국내외 커버드콜 ETF에 투자해 더 높은 분배율을 목표로 한다. 

마지막으로 ACE 미국배당퀄리티채권혼합50은 DGRW 운용 전략에 채권을 더해 변동성을 낮췄다. 해당 상품이 편입하는 채권은 잔존 만기 2년 미만의 국고채와 통화안정증권이다.

◇ 국내 첫 미국 MMF ETF 출시

삼성자산운용은 ‘KODEX 미국머니마켓액티브’ ETF를 상장시켰다. 이는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미국 MMF ETF다. 

이 상품은 원화를 달러로 환전할 필요 없이 직접 미국 머니마켓에 투자한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현재 연 4.5% 수준으로 한국(연 2.75%)보다 1.75% 높아 한국 MMF ETF보다 기대수익률이 더 높다.

이 ETF는 잔존만기 1~3개월의 미국채와 미국 7일물 Repo(환매조건부채권) 금리, 미국 SOFR(무위험지표금리)로 구성된 지수를 비교지수로 채택했다. 여기에 글로벌 신용등급 A- 이상의 미국 특수채·금융채·회사채 등도 일부 편입해 비교지수보다 더 높은 금리를 추구한다.

각 투자상품에서 나오는 이자를 기반으로 월 배당도 받을 수 있다. 달러 자산 금리를 원·달러 환율을 반영한 원화 환산 금리로 누적해 매월 말 분배한다. 해당 상품의 연 분배율은 YTM(만기기대수익률) 기준 약 4.7%다.

총보수는 연 0.05%로 기존 원화 기반 MMF ETF와 비슷한 수준이다. 기존 ETF를 편입하는 재간접 방식이 아니라 미국 머니마켓 실물 채권에 직접 투자해 총보수 이외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KODEX 미국머니마켓액티브 1주 가격은 약 10달러 수준으로 책정했다. 예를 들어 원·달러 환율이 1420원이라면 상장 시 주가는 1만4200원이다. 매월 말 쌓인 이자를 분배하고 나면 주가는 다시 환율을 반영한 10달러 수준으로 돌아오게 되는 구조다.

신현진 삼성자산운용 매니저는 “이 ETF는 삼성자산운용이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미국머니마켓 ETF다”며 “자녀 유학비·해외여행 비용 등 달러 목적 자금을 은행 예금보다 높은 금리에 보관하고 싶은 투자자, 국내 자산 투자자 가운데 달러 자산을 추가해 분산 효과를 누리고 싶은 투자자, 미국 주식 투자자 가운데 미국 채권자산 투자를 통해 변동성을 관리하고 싶은 투자자 등에게 적합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