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훈풍에 증시 급등···코스피·코스닥 매수 사이드카

코스피는 오전 9시 6분, 코스닥은 10시 46분 발동 전날 미국 증시 급등에 장 초반부터 강세 보여 코스피·코스닥 5%대 급상승···환율도 내려

2025-04-10     송준영 기자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국내 증시가 급등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매수 사이드카(프로그램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가 발동됐다. 미국의 상호관세 탓에 억눌렸던 투심이 전날 유예 조치에 따라 일시에 회복한 것이 강한 매수세의 배경이 됐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46분 코스닥150선물 가격과 코스닥150 지수의 변동으로 5분간 프로그램매수호가의 효력이 정지됐다고 공시했다. 발동 시기 코스닥150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6.08% 오른 1127.30이었고 현물인 코스닥150 지수는 5.83% 오른 1057.33이었다.

코스닥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공포가 사그라들었던 지난해 8월 6일 이후 8개월 만이다. 코스닥 사이드카는 코스닥150선물 가격이 기준 가격 대비 6% 이상 상승하고 코스닥150지수가 직전 매매거래일의 최종수치 대비 3% 이상 상승해 동시에 1분간 지속되는 경우 발동된다.

앞서 코스피도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면서 이날 양 시장 모두 강한 매수세가 들어왔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전 9시 6분 코스피200선물이 전일 종가 304.65포인트에서 322.20포인트로 17.55포인트(5.76%) 상승한 후 1분간 지속돼 매수 사이드카 발동했다고 밝혔다. 

코스피 매수 사이드카 역시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 사이드카는 코스피200선물 가격이 기준 가격보다 5% 이상 상승해 1분간 지속될 경우 프로그램 매매 매수 호가 효력을 5분간 정지하는 것을 말한다.

국내 증시는 이날 큰 폭의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는 전날 대비 4.42% 급등한 2395.13에 출발해 장중 5.52%까지 오르기도 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보다 4.15% 급등한 670.12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상승 흐름을 나타내며 5.35%까지 치솟았다.

그동안 강한 매도세를 보였던 외국인도 돌아왔다.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날 오전 11시 10분 기준 2423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은 지난달 28일 이후 전날까지 9거래일 연속으로 순매도하며 10조원어치 넘게 주식을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코스닥 시장에서도 28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국내 증시가 급등한 것은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영향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교역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고 10%의 기본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에 대한 관세는 90일간 25%에서 10%로 낮아지게 됐다. 이후 협상에 따라 관세가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자동차, 철강 등에 대한 25% 품목 관세는 유지된다.

이 영향에 투심이 회복되며 미국 증시를 중심으로 지수가 급등했다. 9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 지수는 전날 대비 7.87% 오른 40608.45에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9.52% 급등한 5456.90에 장을 마쳤다. 나스닥 지수는 12.16% 급등한 17124.97에 장을 끝냈다.

이날 CNBC 방송에 따르면 S&P500 지수의 상승 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8년 10월 13일(11.58%)과 그달 28일(10.79%) 이후 세 번째로 컸다. 나스닥 지수는 2001년 1월 3일(14.17%)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다우 지수 상승폭은 역대 6번째다.

한편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8.1원 내린 1446.0원으로 출발한 뒤 장 초반 145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와 관세 유예 관련 뉴스가 표시돼 있다. /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