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유증 2.3兆로···부족분 1.3兆는 ‘3자 배정’

한화에너지, 제3자 배정 유증으로 할인 없이 유증 참여 검토 “경영승계 논란 불식으로 정도경영 원칙 준수”

2025-04-08     유호승 기자
김승연 한화 회장(왼쪽)과 김동관 한화 부회장. / 사진=한화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달 발표한 3조6000억원의 유상증자를 2조3000억원으로 축소한다고 8일 밝혔다. 1조3000억원의 부족분은 한화에너지와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싱가폴 등 3개사가 참여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충당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방식이 확정되면 김승연 한화 회장의 세 아들이 대주주인 한화에너지가 사실상 1조3000억원을 부담하는 모양새가 된다. 한화에너지의 지분율은 김동관 한화 부회장 50%,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25%,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25% 등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주주 등은 15% 할인된 가격으로 주식을 살 수 있다. 반면 한화에너지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여서 할인 없이 참여하게 된다. 확정될 경우 이달 안에 ‘시가’로 주식을 매수한다는 방침이다.

한화 관계자는 “제3자 유상증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올해 2월 한화에너지에 한화오션 지분 인수대금으로 지급한 1조3000억원이 다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돌아오는 것”이라며 “당시 지급된 1조3000억원을 두고 총수 일가가 경영승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는 논란을 불식시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승연 회장이 세 아들에 ㈜한화 지분을 증여하면서 관련 세금을 성실하게 납부하겠다고 발표한 것처럼 이번 3자 배정 유상증자도 정도경영과 투명승계 원칙을 따르겠다는 의미를 시장에 재확인시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 이사회를 통해 유상증자 규모를 3조6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줄인다. 또 제3자 유상증자에 관한 방안도 논의할 계획이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소액주주들의 부담을 완화하고 필요 자금 3조6000억원을 모두 조달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됐다”고 전했다.

이재규 한화에너지 대표는 “한화오션 지분 매각으로 획득한 1조3000억원은 경영승계와 무관하게 재무구조 개선 및 투자재원으로 활용됐다”며 “하지만 불필요한 승계 논란이 계속되면서 문제가 커지지 않기 위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를 적극 검토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