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노조, 총파업 유보···9일 교섭 재개

성과급 놓고 7개월 평행선 비상경영 속 긴장감 여전

2025-04-07     정용석 기자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열연공장. /사진=현대제철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총파업을 하루 앞뒀던 현대제철 노조가 파업을 유보하고 다시 교섭 테이블에 앉는다. 지난해 9월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이 시작된 이후 7개월 만에 교섭이 재개되는 만큼 극한 대립으로 치닫던 노사 갈등이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간 분위기다.

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금속노조 현대제철지회와 사측은 9일 오후 2시 단체교섭을 재개하기로 했다. 정규직·비정규직·자회사 노조가 함께한 금속노조 철강분과위원회는 “사측의 교섭 요청을 다각도로 검토한 결과 교섭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노조는 오는 8일 오전 7시부터 1만1000명 규모의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사측이 교섭 재개 요청을 전달하면서 국면이 전환됐다. 현대제철 노사는 지난달 13일을 마지막으로 교섭을 중단한 상태였다.

이번 교섭의 핵심 쟁점은 ‘성과급’이다. 노조는 2023년 실적에 기반해 그룹사 평균 수준의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기본급의 500%에 1800만원 수준이다. 노조는 회사가 2023년 798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만큼 “경영 악화를 이유로 성과급을 줄이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사측은 글로벌 철강 수요 둔화, 중국발 공급 과잉, 원재료 가격 상승 등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성과급 대폭 인상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지난달에는 ‘통상임금 450%+1000만원’ 안을 내놨지만, 노조가 이를 거부하면서 협상이 중단됐다.

긴장이 완전히 풀린 건 아니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비상경영 체제를 선언하고 5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 중이다. 임원 급여는 20% 삭감됐고, 포항 2공장 생산 조정과 인천 철근공장 한 달 셧다운도 이뤄졌다. 국내 구조조정과는 별개로 미국 현지 공장 투자 방침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