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신·동성·유유제약, ‘사업다각화’ 활발···“돈 되는 건 다 판다”

수익성 보완 목적, 중견제약사 주축···신신제약, 건기식 판매  동성제약, 당박사쌀·공기청정기 공급···유유제약, 동물약 준비

2025-04-04     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신신제약과 동성제약, 유유제약 등 중견제약사들이 최근 활발하게 사업다각화를 진행하거나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약사들은 최근 의약품 제조업만으로는 수익을 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사업다각화에 올인하고 있다. 미래 먹거리를 선점, 경쟁력을 강화하고 캐시카우를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흐름은 상위권 업체에서도 파악되지만 최근에는 중견제약사들이 활발하게 진행하는 상황이다.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보령 등 대형 제약사는 우주사업 등 규모가 큰 다각화를 하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중견제약사들은 규모가 다소 작은 사업을 검토하거나 추진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사업다각화 내용도 기존 화장품이나 건강기능식품 위주에서 다변화하는 추세여서 쌀이나 동물의약품 등 다양한 품목이 검토된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우선 신신제약은 2021년 건강관리 전문 브랜드 ‘신신HL’을 런칭하는 등 건기식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신 헬스 앤 라이프’ 약자인 신신HL은 국민 일상과 가까운 곳에서 건강관리에 도움을 주는 건기식 및 의약외품을 아우르는 브랜드다. 건기식 주요 제품에는 ‘옵티 MSM 99.8’과 ‘면역&비타민C 1000’, ‘올인원 멀티비타민23’ 등이 있다. 의약외품 제품으로는 낙산균 프로바이오틱스 ‘미야리산U’가 있다. 미야리산U의 낙산균은 위산과 같은 소화 효소에도 살아 남아 대장에서 작용하는 대장 특화 프로바이오틱스다.

신신제약은 실버에이지 타깃 제품도 출시하며 라인업 확장에 나섰다. 최근 출시한 제품에는 ‘콜레써큐 맥스’와 ‘관절연골엔 뮤코다당단백 1200’, ‘식물성 멜라토닌함유 멜라코지 나이트타임’ 등이 있다. 신신제약 관계자 B씨는 “신신HL 런칭 이후 학습한 건기식 시장 이해와 소비자 니즈를 토대로 기존 유통 밴더를 통한 온라인 판매를 올 2월 직접 운영 체제로 전환하며 매출 증가 및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신HL 제품군. / 사진=신신제약

동성제약의 경우 지난해 12월 ‘당박사쌀’을 출시, 판매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당박사 쌀은 인슐린 활성화를 통한 혈당 상승 방지 기능성을 인정 받아 국내 특허를 보유한 품목이다. 프리미엄 특등미 삼광쌀에 혈당 관리에 도움을 주는 크롬 효모와 △여주 열매 △호로파 △고교맥 △모링가 등 천연 식물 4종을 함유한 혼합 제품이다. 출시 직후 동성제약은 국내 생명보험사에 78억원 규모 공급계약을 체결, 주목받은 바 있다. 현재 전국 3000여개 약국에서 단일 판매 또는 월 구독제 상품으로 판매 중이다. 

특히 약국에서 판매되는 당박사쌀은 약사의 건강 멘토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체계적 관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파악된다. 반면 기능성 품목이기 때문에 다른 쌀에 비해 높은 가격대가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 C씨는 “약국에서 판매하는 혈당 상승 방지 쌀은 아이디어 차원에서 긍정적이고 소비자 반응도 좋은데 가격대가 판매 변수”라고 말했다.

동성제약은 지난달 31일 개최된 정기주주총회에서 신규 사업목적에 ‘공기청정기 제조·판매, 수출입업 기타의료기계, 기타 산업용기계 장비 중개업, 기타상품 도소매, 중개업’을 추가하는 안건을 확정했다. 앞서 동성제약은 지난해 2월 주방 전용 공기 정화 장치 ‘동성 에이제로’ 브랜드 홈페이지를 오픈했다. 현재 조리흄 공기 살균 청정기 ‘A-ZERO’를 판매하고 있다. 

유유제약은 지난달 27일 열린 정기주총에서 사업목적에 ‘동물의약품(동물의약외품, 의약외품, 건강기능식품 등)의 제조·판매업’을 추가하는 정관 변경안을 상정, 통과시켰다. 유유는 동물약 전문가 영입부터 확정했다. 최강석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를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선임한 것이다. 최 교수는 농림축산검역본부, 세계동물보건기구, 서울대 수의과대학 질병진단센터장을 역임한 수의학 전문가다. 

유유제약은 동물약과 별도로 반려동물 건기식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대표 비타민제 ‘유판씨’ 브랜드를 활용한 건기식 ‘멍판씨’와 ‘냥판씨’ 상표권을 지난해 특허청에 출원한 상태다. 향후 상표권 등록이 확정되면 제품 출시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회사의 이같은 사업방향은 시장 상황을 토대로 했다는 분석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2년 8조원이었던 국내 반려동물 시장규모는 오는 2027년 15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매년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동물약 시장 역시 확대 추세다.

유유제약 관계자 D씨는 “동물약이나 건기식 관련 부서는 인력 채용을 완료하지 못한 상태”라며 “동물약을 비롯한 사업다각화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