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CEO-SKT 유영상] 주가 횡보 속 돈버는 AI 전략 통할까?

내년 기업가치 40조 목표...시총은 약세

2025-03-07     김용수 기자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CEO) 사장이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진행된 MWC25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공지능(AI) 사업 고도화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 = SK텔레콤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글로벌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도 AI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본업인 통신사업의 성장이 둔화하면서 회사들이 성장 정체에 직면한 상황에서 AI 기반 비통신사업에서 수익성 개선을 꾀하겠단 전략이다. 연임에 성공하며 AI 전략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는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CEO)부터, 임기 마지막 해를 보내는 김영섭 KT 대표, 새롭게 임기를 시작한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까지 저마다 ‘AI 수익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통신3사 주주총회를 앞두고 각 CEO들이 내세운 경영 전략과 그에 따른 과제들을 3편에 걸쳐 다룬다. [편집자주]

유영상 대표가 SK텔레콤을 이끌게 된 지 올해로 4년을 맞았다. 2021년 11월 SK스퀘어와 인적분할 직후 SK텔레콤의 수장으로 취임한 유 대표는 회사의 기업가치를 오는 2026년까지 40조원 이상으로 키우겠단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AI)을 회사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고 ‘AI 피라미드’ 전략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시장의 냉담한 반응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인적분할 직후 시가총액 약13조5000억원과 비교해 현재 SK텔레콤의 시가총액은 11조원대로 하락했다. 최근 KT에 시가총액을 역전당하기도 했다. 유 대표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AI 데이터센터(DC) 사업을 시작으로 ‘돈 버는 AI’를 추진하며 회사 실적 반등을 꾀할 방침이다.

SK텔레콤의 7일 종가는 5만5400원으로 전일 대비 600원(1.07%) 하락하며 시가총액은 11조899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 11월 SK스퀘어와 인적분할 직후 약 13조5000억원에 비해 1조6000억원 가량 감소한 수치다.

◇ SKT, 실적 개선에도 주가 저평가 지속

유 대표는 2022년 11월 취임 1주년을 맞아 진행된 임직원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2026년까지 SK텔레콤의 기업가치를 40조원 이상으로 늘리겠단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당시 기준 시총을 연평균 38%가량 높여야 달성 가능한 목표다.

이를 위해 유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AI 피라미드 전략을 추진하고 AI DC, 기업간거래(B2B), 기업소비자간거래(B2C) 등 3대 수익화 영역을 선정했다. 재무제표상 실적은 개선됐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17조9406억원, 영업이익 1조823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매출은 1.9%, 영업이익은 4% 증가했다. 별도기준 실적도 개선세다. 매출 12조7741억원, 영업이익은 1조523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5%와 4.6% 증가했다.

하지만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시장 반응은 여전히 시큰둥하다. 유 대표의 공언이 무색하게도 SK텔레콤 주가는 답보상태에 빠져 있다. 지난 1월말엔 KT에 시총이 역전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이날 KT의 시가총액은 12조1096억원으로 SK텔레콤과의 격차는 2000억원 이상 벌어졌다. 경쟁사 대비 배당금 및 주주이익환원 정체가 원인으로 꼽힌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 주가는 KT, LG유플러스 상승에 따른 동반 상승 정도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와 달리 작년에 양호한 실적 달성으로 올해 높은 이익 성장을 기록하기 어려운 데다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배당금 및 주주이익환원 정체가 예상되기 때문“이라며 ”기업 분할 이후 적극적이던 SK텔레콤 주주이익환원 정책이 최근 소극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익 성장 및 설비투자비(CAPEX) 감소에도 SK브로드밴드 지분 인수에 따른 자금 부담이 배당 정체로 이어진 탓“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높은 배당 성향이 SK텔레콤 배당 정체로 이어졌다는 판단이며 올해에도 배당 증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며 ”통신사 주가가 장기 배당금 전망에 연동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엔 SK텔레콤이 통신 섹터 내 주도주 역할을 수행하긴 어려워 보인다. 통신서비스 업종 주가 상승에 따른 SK텔레콤 주가 동반 상승에 만족해야 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 AI 데이터센터 시작으로 ‘AI 수익화’ 박차

유 대표는 ‘AI 수익화’로 주가 저평가를 정면 돌파할 방침이다. 그는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5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DC 사업 모델 및 AI 에이전트 B2B·B2C 고도화 전략, 자강과 협력을 통한 AI 기술 경쟁력 강화에 대한 청사진이 담긴 AI 피라미드 2.0 전략을 공개했다.

AI 피라미드 2.0 전략은 AI DC(1층), AI B2B(2층), AI B2C(3층)로 구성된다. 이 중 유 대표는 AI DC 분야에서 가장 빠르고 안정적인 수익화를 시작하고, 궁극적으로 AI B2C 사업의 성공으로 수익 규모를 키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해 비수도권 지역에 100메가와트(MW)급 하이퍼스케일 DC를 구축할 계획도 공개했다.

유 대표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돈 버는 AI’를 시작할 것이다. AI DC에서 시작해 AI B2B, AI B2C로 이어나갈 것”이라며 ”AI DC 사업은 '알라카르테(맞춤형 상품)' 형태를 갖춰 모든 유형의 고객 수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고도화하고, AI 에이전트 B2B와 B2C도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지속 제공하는 서비스 혁신과 함께 자강과 협력 기반으로 AI 테크 역량도 지속 강화해 AI 매출 성장을 이루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