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40 인증 完···볼보 ‘전기차 대중화’ 포석

XC40 리차지에서 모델명 변경, 주행거리 434㎞ 달성 EV3와 동급, 5000만원 중반대 출시 예상

2025-03-04     최동훈 기자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볼보자동차코리아(이하 볼보)가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C40 리차지’의 주행거리를 크게 늘리고 모델명을 변경한 ‘EX40’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볼보는 현재 판매 중인 소형 전기 SUV ‘EX30’을 함께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제품군으로 전기차 대중화를 노린단 분석이다.

4일 현재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에너지공단 수송통합시스템에 EX40 싱글모터 주행거리 연장형(ER) 모델(이하 EX40)의 자동차효율등급이 게재됐다.

4일 현재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에너지공단 수송통합시스템에 볼보 EX40 싱글모터 ER 모델의 자동차효율등급 정보가 게재돼 있다. / 사진=수송통합시스템 캡쳐

볼보가 지난 11일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의 배출가스 인증을 받은데 이어, 신차 출시 전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에너지이용합리화법 등 현행법에 따라, 완성차 제조사·수입사는 출시할 신차에 대해 당국 선정 시험기관으로부터 에너지소비효율(연비, 전비, 자동차효율등급 등)을 측정받고 차급별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EX40 기본 제원은 구동방식 2륜(2WD), 복합 상온 표시연비(전비) 4.9㎞/㎾h, 1회 충전 주행거리 434㎞, 최고출력 252마력, 배터리 용량 88.0㎾h, 축거 2702㎜ 등으로 기재됐다.

XC40 리차지와 비교할 때 실내외 크기가 동일하지만 주행성능 측면에서 차이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XC40 리차지는 모터 2개를 갖춘 듀얼모터 사륜구동(4WD) 모델만 판매됐다. XC40 리차지 듀얼 모터의 기본 제원은 전비 4.4㎞/㎾h, 1회 충전 주행거리 389㎞, 최고출력 408마력, 배터리 용량 87.0㎾h으로 기재됐다. EX40이 XC40 리차지 듀얼모터와 비교해 낮은 구동력을 내는 대신 더 멀리 주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볼보 EX40이 유럽 도로를 주행하고 있다. / 사진=볼보자동차

볼보가 향후 전기차 고객층 확장에 더욱 주력하기 위해 국내 인기 있는 차급 모델인 EX40을 마련한 것으로 파악된다. EX40 크기는 전장 4440㎜, 너비 1873㎜ 등으로 기아 EV3나 BMW iX1 등 국내 인기 전기차 모델과 비슷하다.

고가, 고성능 모델보다 가격대가 낮고 더 긴 주행거리를 확보한 모델이 더 잘 판매되는 점도 EX40의 공략 포인트로 꼽힌다. 볼보 형제 브랜드 폴스타가 지난 2022년 1월 첫 전기차 폴스타2의 4000여대 사전계약 신청 건을 분석한 결과 싱글모터 모델의 비중이 90%를 넘었다. 폴스타2의 싱글모터 모델이 듀얼모터 모델보다 300만원 가량 저렴하고 주행거리(417㎞)는 83㎞ 더 길다.

볼보 EX40이 유럽 도로를 주행하고 있다. / 사진=볼보자동차

◇ 국내 가격 5945만원 추정, 기존 대비 824만원↓

EX40은 XC40 리차지보다 더 낮은 가격에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EX30(싱글모터 ER, 4755만원)은 현재 스웨덴 출시가(50만9000크로나, 약 7050만원)보다 33% 저렴한 가격에 판매 중이다.

이 비율을 단순 적용하면, 현재 스웨덴에서 63만7000크로나(SEK, 약 8820만원)에 판매 중인 EX40 싱글모터 ER 모델의 국내 가격은 5945만원으로 추정된다. XC40 리차지(6769만원)보다 824만원 낮은 수준이다. EX40 싱글모터 ER 출시 후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적용하면 5000만원 중반대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주요 준중형 전기차 주행거리. / 자료=한국에너지공단 수송통합시스템

볼보는 전기차 출시 초기 듀얼모터 모델로 기술력과 고급감을 과시한 후 폭넓은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는 싱글모터 모델로 입지 확대를 노리는 모양새다. 테슬라가 모델S, 모델X 등 고급차를 먼저 출시한 후 모델3와 모델Y를 내놓아 판매 성과를 창출한 것과 유사한 전략이다. 볼보가 지난 2022년 2월 XC40 리차지를 처음 출시한 후 소비자들 사이에서 싱글모터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모였다.

볼보는 현재로선 EX40 출시 여부 등 차량 관련 계획에 대한 공식 언급을 삼가고 있다. 볼보 스웨덴 본사와 적극 협상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EX30을 올해 3000대 판매하는 데 집중한단 방침이다. EX30 판매 목표는 작년 볼보 연간 판매 1만5000여대의 5분의 1 수준으로 큰 비중이다. 볼보는 EX30을 통해 확산한 전기차 이용경험을 기반으로 전기차 라인업을 확장해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볼보 관계자는 “EX30은 볼보 전기차 중 엔트리(기본) 모델이지만 향후 출시할 전동화 모델의 표준을 제시하는 모델”이라며 “지난 10년을 기준으로 한국에서 급성장해온 볼보는 향후 새롭게 열어갈 10년의 첫 모델로 EX30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