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커지는 LCC···진에어·제주·티웨이 3파전

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 합병 추진에 티웨이·에어프레미아 통합 가능성도 대명소노, 티웨이 경영권 확보 이어 에어프레미아 인수 후 통합 의지 밝혀 LCC 1위 제주항공, 연이은 통합 항공사 등장에 선두권 뺏길 우려도

2025-03-04     박성수 기자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판도가 크게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국내 LCC 업계는 제주항공이 선두를 달리고 있었으나,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합병에 이어 티웨이항공·에어프레미아 합병까지 논의되면서 3파전 구도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LCC 합병으로 인해 매출 2조~3조원대, 항공기 50대 이상 보유한 항공사들이 등장하게 되면서 거대 LCC 출범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4일 업계에 따르면 대명소노그룹은 최근 티웨이항공을 인수하기로 했다.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 최대주주사인 티웨이홀딩스 지분 46.26%를 2500억원에 인수하며 티웨이항공 추가 지분과 경영권을 확보했다.

대명소노 측은 “티웨이항공은 단거리 노선 위주인 국내 LCC와 달리 유럽 등 중장거리 노선까지 보유한 만큼, 조종사와 승무원 및 정비인력 등의 역량과 고객 서비스 등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또한 대명소노는 티웨이항공 뿐 아니라, 에어프레미아 인수도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명소노는 에어프레미아 2대 주주로 추후 지분 확보 등을 통해 회사를 인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명소노는 에어프레미아를 인수한 후 티웨이항공과 합병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대명소노가 티웨이항공을 인수하면서 사명을 변경하겠다는 것도, 추후 양사 합병을 염두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양사가 합쳐지게 될 경우 매출 2조원대, 항공기 44대 수준의 거대 LCC가 탄생하게 된다. 작년 티웨이항공은 매출 1조5367억원, 에어프레미아는 4916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양사는 각각 미주와 유럽 노선을 취항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 동남아 등 단거리부터 중장거리까지 대응이 가능해진다.

이에 대명소노는 추후 항공사를 LCC 사업 모델을 넘어 FSC(풀서비스캐리어·대형 항공사) 수준까지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또한 글로벌 항공동맹체 가입 의사도 표명했다. 대명소노는 “추후 대형 항공 얼라이언스 가입도 추진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사업범위 확대에 나설 것이다”고 말했다.

에어프레미아 합병에 얼라이언스 가입까지 가능할 경우 글로벌 주요 항공사들과 마일리지 공유가 가능하기 때문에, 그동안 마일리지 문제로 대형 항공사를 선택했던 소비자들까지 흡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올해 정부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따른 운수권·슬롯 배분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 등이 주요 노선을 넘겨 받을 가능성도 높아 덩치가 더 커질 전망이다.

◇ 통합 진에어 선두 탈환에 제주항공 지키기 경쟁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 합병 뿐 아니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따른 계열 LCC 통합도 진행 중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계열사인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합쳐지게 될 경우 에어아시아에 이어 아시아 2위 LCC가 탄생하게 된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현재 3사 항공기를 더하면 58대로 국내 LCC 중 최대이며, 매출액 기준으로는 약 2조90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모회사의 지원까지 받쳐지면서 국내 최대 LCC로 도약할 전망이다.

3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때와 달리 독점 우려 노선이 거의 없어, 해외 경쟁당국 반발도 크지 않을 전망이다.

제주항공은 그동안 국내 LCC 1위 자리를 유지했으나 항공사들 합병으로 자리를 위협받게 됐다. 제주항공은 작년 매출 1조9000억원대, 항공기 42대로 국내 LCC 중 최대규모이나, 통합 항공사들이 등장하게 될 경우 순위 경쟁에서 밀리게 된다.

특히 제주항공은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전략을 짜왔는데, 덩치 싸움에서 밀리게 될 경우 1위 유지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한 작년 말 발생한 여객기 참사에 따른 안전 신뢰 회복 문제도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선 제주항공도 합병 카드를 꺼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는 “사모펀드들이 항공사에 들어왔으니 언젠가는 매각할 것이며, 추후 인수합병 기회가 왔을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합병을 할 만한 항공사 매물이 없어 인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망에 올랐던 에어프레미아는 대명소노가 눈독을 들이고 있으며, 이스타항공은 앞서 제주항공이 인수를 추진하다 무산된 적이 있는 만큼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