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대형’, 기아 ‘소형’···“한 지붕 두 전기차 전략”

현대차, 대형 SUV 아이오닉9 출시···EV9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 기아, EV4·EV5 등 중저가 모델 중심 ‘물량 공세’ 펼쳐

2025-02-14     박성수 기자
올해 현대차는 대형 SUV 아이오닉9을, 기아는 중소형 전기차 EV4와 EV5를 각각 출시하며 현대차는 대형 중심, 기아는 중소형 중심으로 전기차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 이미지=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올해 전기차 전략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아이오닉9’을 중심으로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을 늘려나가는데 비해, 기아는 EV4, EV5 등 중소형 전기차에 집중할 계획이다.

앞서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아이오닉5와 EV6 등 중형 SUV로 전기차를 시작한 가운데, 현대차는 전기 세단 아이오닉6를, 기아는 대형 SUV EV9을 선보인 바 있다.

하지만 두 차량의 경우 아이오닉5과 EV6 대비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을 거두며, 흥행에 실패했다.

이를 만회할 올해 양사 전기차 전략 공통점은 ‘가격’이다. 최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높은 가격으로 인한 영향이 큰 만큼, 양사는 가격을 낮춘 신형 전기차를 출시하면서 분위기 반전에 나설 방침이다.

여기에 현대차는 대형 SUV를 통한 ‘수익성’을, 기아는 중소형 차 중심의 ‘물량 공세’에 집중할 계획이다.

또한 향후 출시 예정인 차량도 제네시스는 대형 전기 SUV ‘GV90’을 내년 출시하며, 기아는 소형 SUV EV2를 선보이는 등 당분간 양사 행방이 다를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첫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9. / 사진=박성수 기자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전날 아이오닉9을 출시했다. 아이오닉9은 E-GMP 기반 대형 전기 SUV로 1회 충전시 500㎞가 넘는 주행거리와 넓은 실내공간, 최첨단 안전 및 편의 사양 등을 바탕으로 국내서 판매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아이오닉9은 앞서 출시한 기아 EV9에서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던 가격 부분에서 경쟁력을 높여 판매량을 늘릴 방침이다. 아이오닉9 가격은 6715만~7941만원으로 EV9대비 약 600만원 저렴하게 나왔다.

전기차 보조금을 고려할 경우 6000만원 초중반대부터 구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올해 아이오닉9 목표 대수를 6500대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출시 전 반응은 긍정적인 분위기다.

현대차 영업점 관계자에 따르면 “아이오닉9은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 때문인지 현재 구매 문의가 많은 상황”이라며 “기아 영업사원들과 이야기해보면 EV9 때보다 반응이 뜨거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형 SUV라는 공통점 때문인지, 전기차임에도 불구하고 팰리세이드와 저울질 하는 고객들이 많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 기아, EV4·EV5 중심으로 대중화 시대 연다

반면 기아는 올해 상반기 전기 세단이자 4번째 순수 전기차인 EV4를 출시할 예정이다. EV4는 작년 출시한 EV3와 함께 기아 전기차 대중화 선봉장 역할을 맡는다.

기아는 내달 전국 주요 전시장에서 대중들에게 EV4를 공개하고 판매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아직 구체적인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선 EV3보다 약간 더 높은 가격으로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EV4 콘셉트카. / 사진=기아

이어 EV5도 연내 출시한다. EV5는 당초 중국 현지 전략 차종으로 개발했으나, 한국서도 출시해달라는 의견이 많아 국내 출시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EV5는 준중형 SUV로 국내 상황에 맞춰 일부 사양 등이 바꾸어 나올 예정이다.

기아는 EV4와 EV5 판매 목표를 연간 3만대 수준으로 보고 있다.

앞서 EV3가 준수한 성적을 기록한 가운데 중저가 전기차를 중심으로 판매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또한 기아는 이달 말 열리는 EV데이에서 ‘EV2’ 콘셉트카도 공개할 예정이다. EV2는 소형 SUV로 도심형 라이프와 아웃도어 라이프에 모두 적합한 모델이라는 게 회사 평가다.

티저 이미지에선 기아 패밀리룩인 시그니처 라이팅 디자인을 비롯해 다부진 차체와 세련된 모습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