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제지, ‘펄프·해상운임’ 하락에 실적 회복 초읽기

중국·남미 등에서 생산량 늘어나 펄프 가격 하락 해상운임, 美 동부 항만 파업 철회·中 춘절 연휴 영향으로 낮아져

2025-02-12     유호승 기자
한솔제지 생산라인. / 사진=한솔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국내 최대 종합 제지기업인 한솔제지가 지난해 아쉬운 실적을 딛고 올해 회복세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핵심 원재료인 펄프 가격의 하락세와 낮은 해상운임으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한솔제지의 지난해 매출은 2조2245억원, 영업이익은 220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1.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3.5% 급감했다. 펄프 및 해상운임 급등에 더해 글로벌 제지 수요 약화, 환경 사업부문에서의 80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이 실적하락의 주원인이다.

한솔제지의 사업부문은 제지와 환경 등이다. 제지 사업은 대전 사업장에서 백판지류 등의 산업용지를 생산하고 장항·신탄진 사업장은 백상지류와 아트지류, 정보지류 등의 인쇄용지와 감열지를 만든다. 천안 사업장에서는 팬시지류 및 감열지류 등의 특수지를 생산한다.

환경 부문은 환경 플랜트 건설·운영 등의 사업을 영위한다. 민간 및 공공 분야의 소각·발전 플랜트, 복합 환경 플랜트, 해외 공공 인프라 사업 등을 진행 중이다. 단, 지난해에는 글로벌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해당 부문에서 80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이 발생해, 한솔제지의 실적을 악화시켰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올해는 제지 부문을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펄프 및 해상운임의 하락으로 원가부담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여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톤(t)당 895달러였던 국제 펄프 가격은 같은해 12월 665달러로 25.7% 낮아졌다. 중국 및 남미 등에서 펄프 생산량이 많아지면서 글로벌 공급량이 늘어나 가격이 하락한 것이다. 이는 한솔제지에 원자재 구매 가격·부담 완화라는 호재로 이어지고 있다.

해상운임 역시 낮아지는 추세다. 해외에서 펄프를 국내로 옮겨 제지류를 생산하는 만큼 해상운임의 시세는 한솔제지의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글로벌 해상운송 항로 운임의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이달 7일 1896.65로 지난달 24일 2045.45와 비교해 148.8포인트 하락했다. 올해초 2505.17 대비로는 500포인트 이상 낮아진 수치이기도 하다.

SCFI가 2000선 밑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4월 26일 이후 10개월여 만이다. 항로에 신규 선박의 투입량이 늘어나고 있고, 미국 동부 항만의 파업 철회, 중국 춘절 연휴로 인한 물동량 감소 등이 겹치며 SCFI가 낮아진 것이다.

펄프는 물론 해상 운임까지 낮아지면서 증권가는 한솔제제의 영업이익이 2022년(1302억원)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봤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원가부담 완화와 인쇄용지 및 감열지의 수출지역 다변화 추진으로 실적개선을 기대한다”며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1111억원”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