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엔무브, IPO 4번째 도전···성공 가능성은?

2013·2015·2018년, 아쉬운 기업가치 산정에 상장 철회 내연기관·전기차용 윤활유로 안정적 실적 유지 “시장 상황 면밀히 살펴 시기 조율”

2025-02-07     유호승 기자
SK엔무브의 엔진오일 브랜드 '지크'. / 사진=SK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SK이노베이션의 윤활기유 자회사인 SK엔무브가 올해 네 번째 기업공개(IPO)에 도전한다. 앞서 세 차례의 IPO는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 받지 못했다는 판단에 회사 측이 철회한 바 있다.

현재는 SK엔무브가 매년 1조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유지해 목표한 기업가치가 산정될 가능성이 크지만, 국내 IPO 시장이 침체기인 점은 성공의 가장 큰 변수다.

7일 업계에 따르면 SK엔무브는 올해 중순 상장을 목표로 IPO 준비에 나섰다. 목표 기업가치는 5조~6조원 수준이다.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다. 통상 주관사 선정 이후 IPO 완료까지는 6개월에서 1년이 소요된다.

SK엔무브는 2013년과 2015년, 2018년 IPO를 시도한 바 있다. 마지막 도전인 2018년 당시 희망 기업가치는 4조3000억~5조2000억원 수준이었지만, 목표에 도달하지 못해 상장계획을 철회했다. 실적약세 등으로 시장의 큰 관심을 받지 못해서다.

반면 현재는 상황이 다르다. 핵심 사업인 윤활기유를 중심으로 꾸준히 흑자를 기록하면서, 목표한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가능성이 크다.

2020년 2622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21년 9606억원 ▲2022년 1조712억원 ▲2023년 9995억원 등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2020년 9.8%에서 2021년 25.1%, 2022년 17.2%, 2023년 17.3% 등으로 변화했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SK엔무브의 실적이 급증한 것은 전기차용 윤활기유로도 사업 영역을 확장해서다. 전기차 대중화를 기회로 삼아 신성장동력으로 점찍고 육성 중이다. 전기차용 윤활유는 배터리 효율을 끌어올려 주행거리를 늘리는 데 도움을 준다.

내연기관 윤활기유 분야에서의 성장세도 꾸준하다. 윤활기유는 그룹 1·2·3으로 구분하는데, 등급이 높을수록 프리미엄 윤활기유로 구분된다. SK엔무브는 그룹 3시장에서 ‘유베이스’란 브랜드로 글로벌 점유율이 약 40%에 달해 세계 1위를 기록 중이다. 프리미엄 윤활기유인 만큼 마진도 크다.

안정적인 실적과 향후 성장세 등으로 IPO 진행에 충분한 재료는 갖춰졌다. 단, 문제는 시장 상황이다. 올해 기대주로 꼽혔던 LG CNS가 공모단계에서 흥행하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상장 직후 공모가를 하회하는 등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서다.

IPO 시장이 차갑게 얼어붙은 이유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며 투심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난해 상장을 준비하던 기업들도 줄줄이 일정을 미루거나 아예 철회하는 사례까지 나타났다.

SK엔무브 관계자는 “올해 상장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기본 방침에 변화는 없다”며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펴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 시기에 IPO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