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스타, 볼보 품 떠난지 1년···성장 관건은?

모델 2종만으로 브랜드 각인은 성공···공급난·캐즘에 사업 침체 폴스타4 판매로 실적 개선 주력···길리도 R&D·투자 전폭지원

2025-02-06     최동훈 기자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스웨덴 고성능 전기차(BEV) 브랜드 폴스타가 올해 한국 진출 3주년을 맞은 동시에 모회사였던 볼보자동차(VOLVO CARS) 품을 떠나 홀로 선 지 1년 지났다. 그간 국내 인지도를 높여왔지만, 급변하는 글로벌 업황 속 부진함에 따라 고객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단 평가를 받고 있다.

6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폴스타오토모티브코리아(폴스타 코리아)는 2022년 출범 후 지난달까지 누적 5351대를 판매했다.

폴스타 코리아 판매 추이. / 자료=한국수입자동차협회

출범 첫 해인 2022년 2794대를 기록한 후 2023년 1654대, 지난해 800대, 지난달 103대 등을 판매했다. 폴스타 코리아는 영업 개시 후 지난해 11월까지 약 3년간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폴스타2 1종만 판매했다. 작년 11월 29일 두 번째 모델인 중형 전기 SUV 폴스타4를 투입해 고객 선택지를 추가했다.

볼보차 고성능 서브 브랜드에서 출발한 폴스타는 테슬라에 이어 국내 진출한 전기차 전문 브랜드로서 주목받았다. 모기업의 사업 역량을 기반으로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 순차적으로 진출했다. 현지 파트너사와 협력해 영업하는 총판 사업을 영위하는 일부 국가와 달리 국내 지사(폴스타 코리아)를 설립해 본사 직할 체계를 도입해 한국사업 의지를 피력했다.

폴스타는 앞서 호응을 얻어온 볼보 차량을 연상시키는 실내외 디자인과 품질로 국내 브랜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신생 브랜드지만 기존 볼보자동차코리아 서비스센터 등 서비스 네트워크를 공유해 고객 관리 역량도 조기 확보, 안정화시켰다.

하지만 반도체 수급난, 운송 차질, 글로벌 전기차 수요 기복 등 변수에 직면해 판매 호조를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파악된다. 당초 2022년 연간 판매 목표 4000대를 수립했지만 신차 공급 차질로 인해 달성하지 못했다. 이후 고물가, 고금리 기조 속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줄어 판매 감소로 이어졌다.

폴스타 중형 전기 세단 폴스타2. / 사진=폴스타 코리아

이 가운데 볼보차가 지난해 초 자금난을 타개하기 위해 다수 지분(30%P)을 또 다른 폴스타 주주인 중국 자동차 업체 길리(Geely)에 넘기는 등 경영환경이 변화했다. 이날 현재 길리 CEO 개인 투자사 PSD 인베스트먼트가 지분 39%를 보유한 폴스타 대주주고, 길리 홀딩스가 24%를 갖고 있다. 볼보차는 18% 보유 중이다.

짐 로완 볼보차 최고경영자(CEO)는 당시 “볼보차는 폴스타와 상당한 운영 협업과 재정적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18.0% 지분을 통해 영향력을 유지하는 것이 합리적이다”라며 “볼보차가 폴스타에 자금을 추가 투입하지 않지만 폴스타는 신차 출시와 길리의 지원으로 성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일부 소비자들은 폴스타 실적 부진 사실을 인지한 후 폴스타 코리아의 신차 판매, 애프터 서비스(A/S) 등 고객 관리의 안정성이나 지속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누리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대주주 길리의 고급차 브랜드 지커가 글로벌 성과를 내고 있어 폴스타 가치가 낮아지고 한국 사업에 악영향 생기는 것 아니냐” “다음달 폴스타4를 출고받을 예정인데 차는 좋지만 회사가 어렵다고 하니 추후 A/S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 영향이 있지 않을까 걱정된다”는 등 우려를 제기했다.

폴스타 코리아가 지난해 8월 15일 스타필드 하남 소재 전시장 스페이스 경기에 폴스타4를 전시하고 고객 초청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폴스타 코리아

◇ 볼보 전기차 전략 수혜 예상···길리 “폴스타 계속 지원한다”

폴스타 코리아는 올해 영업과 서비스 강화에 박차를 가한단 방침이다. 신차를 출시할 계획은 없지만 지난해 말 출고 개시한 폴스타4를 중심으로 판매 개선에 힘쓴단 전략이다. 이달 말 출고 개시가 예정된 폴스타4 듀얼모터로 고객들의 선택폭을 넓힐 예정이다. 

볼보차 코리아가 EX30을 필두로 올해 전기차 판매 확대를 노리고 있는 점도 폴스타 코리아 사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볼보차 코리아가 고객 서비스 수준을 강화하면 네트워크를 공유하는 폴스타의 고객들이 이를 함께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폴스타 코리아 관계자는 “올해 폴스타4 인기를 이어가며 세일즈 확대에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폴스타 본사가 글로벌 실적 개선 의지를 강조한 점도 폴스타 코리아 사업에 힘 실어주는 호재로 해석된다. 폴스타 본사는 르노 코리아와 협력해 올 하반기 부산공장에서 폴스타4를 위탁 생산할 예정이다. 한국에서 만들어진 폴스타4는 유럽산 모델보다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국산 폴스타4의 국내 출시 여부는 아직 미정이다.

폴스타 라인업. / 사진=폴스타

폴스타 본사는 올해 신차를 판매하고 진출국을 늘려 실적을 개선한단 계획이다. 신차 등록대수를 기준으로 세계 5위 전기차 시장인 프랑스에 신규 진출하고 유럽에서 생산한 4인승 GT 폴스타5, 콤팩트 SUV 폴스타7을 글로벌 순차 출시할 예정이다.

가정용 충전 서비스 사업 폴스타 에너지도 유럽 일부 지역에서 개시할 계획이다. 오는 2027년까지 3년간 글로벌 판매실적을 연평균 30~35% 늘리고, 마진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작년 1월 경영난 해소 목적으로 글로벌 임직원의 15%(약 450명)을 구조조정했지만 올해 들어 이날 현재까진 관련 계획을 발표하지 않은 상황이다.

길리도 폴스타 사업을 지속 뒷받침한단 방침이다. 대니엘 동휘 리 길리 홀딩스 그룹 CEO 겸 폴스타 이사회 멤버는 “길리는 폴스타의 개발, 전략 실행을 계속 지원하고 자산 증식, 차입 등 재무활동에 협력할 것”이라며 “길리는 중요한 글로벌 자산인 폴스타를 상징적인 브랜드에서 성공적인 글로벌 기업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