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옵틱스, 임백균 전 삼성SDI 부사장 영입···반도체 신사업 강화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30여년 경력 보유 삼성SDI 기술혁신·제조기술센터장 역임도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업체 필옵틱스가 임백균 전 삼성SDI 부사장을 신사업 부문 사장으로 영입했다고 5일 밝혔다. 임 사장은 반도체와 이차전지 부문 40년 업력의 전문가로, 회사는 이를 통해 차세대 먹거리 산업으로 꼽은 반도체·태양광 부문에 힘을 싣겠단 계획이다.
임 사장은 경희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전자에 입사, 메모리 사업부에서만 30여년을 근무했다. 삼성전자의 중국 생산 기지인 시안 생산법인(SCS)을 3년 동안 이끌기도 했다. 해외 인프라를 두루 갖춘 점도 장점이다. 이후 삼성SDI로 옮겨 중대형전지 사업부 기술혁신센터장과 제조기술센터장 등을 역임했다.
회사는 임 사장이 반도체와 이차전지 부문에 높은 전문성을 보유한 만큼, 해당 사업을 영위하는 필옵틱스·필에너지의 시너지 창출에도 적합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거래선을 늘려 글로벌 영업망을 확대하는 한편, 신사업인 유리기판 등 분야에서 자체 기술력과 맞물려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필옵틱스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신사업 역량 강화 차원”이라며 “기술 전문성과 풍부한 해외 경험 등을 보유한 인재 영입을 통해 필그룹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설립부터 현재까지 핵심인 디스플레이 부문이 꾸준한 매출을 확보하고, 반도체 부문 등에서 추가 매출을 기록하는 계획이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특정 사업에 치우친 리스크를 분산하고 수익처를 다변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필옵틱스는 지난해부터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집중 공략 중인 분야는 유리관통전극(TGV) 공정용 레이저 장비다. TGV는 유리기판을 수직으로 쌓을 때 구멍을 뚫어 전극 통로를 형성하는 공정으로, 필옵틱스는 광학 기술을 기반으로 유리 코어 기판 제조 공정용 레이저 장비 라인업을 구축했다.
지난해 상반기 핵심 거래선에 TGV 장비를 처음 출하하며 유리기판 시장 공략을 시작했다. 반도체 공정에서 유리기판은 실리콘보다 제조원가가 저렴하고 평평한 데다가 딱딱한 재질 덕분에 대면적 패키징 구현이 쉽다. 전기저항도 작아 저전력 반도체를 만드는 데 유리하다.
필옵틱스는 반도체 분야에서 유리기판이 부상하자, 기존 주력 사업인 디스플레이 장비에서 쌓은 역량을 토대로 이 시장에 진출했다. 전세계에서 유리기판용 TGV 장비를 수주받아 양산라인으로 출하한 기업은 현재까지 필옵틱스가 유일하다. 지난해 하반기엔 글로벌 소재업체와도 TGV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외에도 국내외 기업들로부터 반도체 장비 수주 검토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는 TGV 외에도 유리기판 장비 라인업을 확대한단 계획이다. 회사는 TGV와 더불어 핵심 장비로 지목되는 싱귤레이션(칩을 하나의 단위로 잘라내는 것) 등의 장비도 확보했다고 전했다.
회사 관계자는 “향후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거래선을 늘리고 이익률까지 개선하는 선순환 구조가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