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내린 아이오닉9·EX30···싼 전기차 시대 온다

현대차 아이오닉9, 기아 EV9 대비 약 600만원 가격 내려···볼보 EX30도 333만원 인하 전기차 캐즘에 가격 인하로 돌파구 찾아 올해 중저가 모델 출시 이어지며 전기차 대중화 시대 예상

2025-02-04     박성수 기자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올해 초 출시하는 현대자동차 ‘아이오닉9’과 볼보 ‘EX30’이 가격으로 승부수를 걸었다. 최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가격 부담에 대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가격을 내리면서 판매량을 늘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는 전날 아이오닉9 사전계약을 실시하며 시작 가격을 6715만원으로 책정했다. 전기차 보조금 등을 포함하면 6000만원 초중반대에서 가격이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이는 동급 차량인 기아 ‘EV9’보다 시작가 기준 622만원 저렴한 수준이다. 현재 기아 EV9 시작 가격은 2WD 에어 롱레인지 기준 7337만원이다.

아이오닉9이 EV9보다 1년 이상 뒤에 나온데다 상품성이 강화된 점, 통상 동급 기준 현대차가 기아보다 비싸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아이오닉9의 가격 책정은 이례적이다.

아이오닉9 차체는 전장 5060㎜, 전폭 1980㎜, 전고 1790㎜, 축간거리(휠베이스) 3130㎜ 등으로 EV9보다 전장 50㎜, 전고 35㎜, 휠베이스 30㎜ 커졌다. 또한 110.3kWh 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시 주행거리는 최대 532㎞로, EV9(501㎞)보다 31㎞ 늘어났다. 차체도 커지고 주행거리도 길어진 셈이다.

이번 아이오닉9 가격 책정은 앞서 기아 EV9이 높은 가격으로 국내 시장에서 외면 받았던 점을 감안한 결과로 풀이된다. EV9은 시작 가격이 7000만원을 넘고, 최대 1억원에 육박하는 가격으로 나오면서 국내 시장에선 흥행에 실패한 바 있다.

EV9 국내 판매량은 출시 첫 해인 지난 2023년엔 8052대, 작년엔 2012대로 급감한 바 있다.

볼보 EX30도 출시 직전 가격을 최대 333만원 내리면서 공격적인 영업활동에 나선다. EX30은 공개 당시 저렴한 가격으로 호평을 받았으나, 이후 여러 가지 문제로 출시가 1년 가까이 늦어진데다, 최근 캐즘으로 전기차 시장이 주춤한 상황 등을 반영해 가격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30 가격은 코어 트림의 경우 기존대비 190만원 내린 4755만원, 울트라 트림은 333만원 인하한 5183만원으로 책정했다. 전기차 보조금 적용시 4000만원 초반대 구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볼보 측에 따르면 EX30 가격은 전세계 최저가 수준이다.

◇ 기아·BYD·테슬라 등 중저가 모델 연이어 출시

아이오닉9과 EX30이 가격을 내리고 있는 가운데 올해 다른 브랜드들도 중저가 전기차 출시를 앞두고 있어 전기차 판매 확대가 예상된다. 그동안 전기차는 중대형을 위주로 출시가 이뤄졌으나, 올해부터는 저렴한 중소형 전기차들이 늘어나면서 시장이 커질 전망이다.

BYD 아토3. / 사진=최동훈 기자

앞서 BYD는 지난달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토3’를 공개했다. 아토3 판매 가격은 3000만원대 초반으로 보조금을 받으면 2000만원대 구매가 가능하다. 이에 중국산 차임에도 불구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사전계약 1000대를 넘기며 회사 예상치를 웃도는 성적을 기록했다.

BYD는 올해 아토3 뿐 아니라 중형 세단 ‘씰’, 중형 SUV ‘시라이온 7’을 출시할 계획이다.

기아도 올해 EV4, EV5 등 중저가 모델을 국내 출시한다. EV4는 세단, EV5는 준중형 SUV로 지난 2023년 기아 EV데이에서 공개한 바 있다. EV5의 경우 중국 현지 시장 공략을 위해 개발했으나, 국내도 출시하기로 결정했다.

기아가 지난 2023년 EV데이를 열고 EV3, EV4, EV5를 공개했다. / 사진=박성수 기자

기아는 EV4와 EV5 판매 목표의 경우 EV3와 마찬가지로 국내에서 연 3만대 수준으로 설정했다.

테슬라도 올해 모델Y 부분변경(주니퍼)과 모델Q(가명)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델Q의 경우 가격이 3만달러대로 책정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두 차량은 향후 국내 테슬라 판매를 견인할 핵심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