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체감 경기 3년 연속 악화…불확실성 고조 등 영향
1월 기업경기실사지수 실적치 87.3 기록 제조업‧비제조업 BSI 실적치 각각 86.5‧88.0
[시사저널e=이창원 기자] 국내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긴 3년 연속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매출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실적치는 87.3으로 조사됐다.
BSI 실적치는 기준치인 100보다 높으면 전월 대비 경기가 좋아졌다고 보는 기업이 많고, 100보다 낮으면 반대로 전월 대비 경기가 좋아졌다고 보는 기업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조사에서 BSI 실적치가 87.3을 기록하면서, BSI 실적치는 지난 2022년 2월(91.5) 이후 36개월 연속 기준치(100)를 밑돌고 있다.
이는 지난 2015년 5월부터 2021년 2월까지 70개월 지속된 기록 이후 역대 두 번째로 긴 기록이다. 금융위기 시기 BSI 실적치는 2008년 5월부터 2009년 4월까지 12개월 동안 기준치보다 낮게 지속됐다.
업종별로는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BSI 실적치는 각각 86.5, 88.0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세부 업종에서는 의약품, 전자·통신장비가 기준치를 맞췄고, 100을 넘는 업종은 없었다.
금속·금속가공 제품과 비금속 소재·제품이 80.0으로 가장 낮았고 자동차·기타운송장비(83.3), 섬유·의복·가죽·신발(84.6), 석유정제·화학(85.7), 식음료·담배(86.7), 목재·가구·종이(87.5), 일반·정밀기계장비(89.5) 순이었다.
비제조업에서는 여가·숙박·외식과 전문·과학기술·사업지원서비스가 나란히 107.1로 호조를 보였다. 반면, 건설은 64.3으로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앞서 다음 달 경기에 대한 지표인 BSI 전망치도 역대 최장기간인 35개월 연속 기준치(100)를 밑돈 바 있다.
BSI 실적치와 마찬가지로 BSI 전망치가 기준치보다 낮으면 다음 달 경기가 이번 달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BSI 실적치‧전망치 지표로 볼 때 국내 기업들이 내놓는 부정적인 경기 전망이 약 3년간 어김없이 현실이 됐던 셈이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트럼프 신정부 등 경영환경 변화에 더해 지정학적 리스크 등 불확실성 고조로 BSI 실적치가 두 달 연속 80대를 기록하고 있다”며 “기업 실적 악화가 지속될 경우 경제 저성장 구조가 굳어질 수 있는 만큼 산업 활력 회복을 위한 입법을 조속히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