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첫 연간 흑자 전망에 하나은행 '미소'

하나은행, 토스뱅크 지분 약 9% 보유 토스뱅크 5개 분기 연속 호실적 힘입어 지분 투자 흑자 전환 토스뱅크 4분기 호실적 기록 시 하나은행 지분법이익 현재보다 상승 전망 하나은행 "전략 투자 방식 적극 활용···대부분 지분 투자 회사서 경쟁력과 영업력 개선 효과"

2025-01-24     김태영 기자
하나은행 주요 지분법이익 현황(2024년 3분기 기준)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토스뱅크가 출범 이후 첫 연간 흑자 전환에 청신호가 켜진 가운데 약 9%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하나은행도 활짝 웃고 있다. 아직 4분기 실적이 공시되지 않았지만 토스뱅크가 3분기에 이어 4분기도 호실적을 기록한다면 하나은행의 인터넷전문은행 지분 투자 역시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지분법이익은 1593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3년 동기(1200억원) 대비 32.75% 증가한 규모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0.58%의 지분을 보유한 중국 길림은행 관련 지분법이익은 2023년 3분기(295억4000만원)에서 지난해 3분기 452억4000만원으로 증가했다.

하나은행이 지분 9% 보유한 코리아크레딧뷰로(KCB)의 지분법이익은 18억7000만원에서 20억원으로 증가했다. 하나은행이 15% 지분을 보유한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과 관련한 지분법이익은 789억5000만원에서 944억5000만원으로 늘어났다.

기존에 지분법손실을 보던 회사의 적자 규모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이 지분 25% 보유하고 있는 미얀마 하나마이크로파이낸스의 경우 지난 2023년 3분기 25억6000만원 적자였지만 지난해 3분기 기준 22억8000만원으로 적자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지분 투자 방식은 투자 초기에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대규모의 재무적 부담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회사가 보유한 자본, 인력,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전략적 투자자로서 투자 대상 금융기관의 경영에 참여하면서 사업성과 확장 가능성을 검증한 후 가능성이 확인되는 경우 추가투자 등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 하나은행의 경우 해외법인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보다 지분 투자를 통한 지분법 이익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하나은행 해외법인 11곳이 올린 순이익은 1204억원을 기록한 반면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 중국 길림은행 등 지분 투자로 거둔 지분법 이익은 1593억원으로 이를 상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무엇보다 하나은행 지분법이익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토스뱅크다. 하나은행이 지난해 3분기 기준 보유한 토스뱅크 지분은 8.96%으로 집계됐다. 전년 3분기(8.99%)보다 다소 지분은 줄었지만 지분법손익은 전년 동기 42억9000만원 손실에서 지난해 3분기 29억5000만원 이익으로 흑자 전환했다. 

이는 토스뱅크의 호실적이 배경으로 꼽힌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3분기 누적 34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앞서 토스뱅크는 지난 2023년 3분기 86억원으로 첫 분기 흑자를 냈고 이어 같은해 4분기 124억원, 지난해 1분기 148억원, 2분기 97억원, 3분기 1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5개 분기 연속 흑자 기록이다.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 후발 주자라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호실적의 배경에는 여수신 상품 다각화 전략이 주효했다고 토스뱅크 측은 설명했다. 여신부문에서는 소비자 효익을 높인 신상품의 성장이 자산 안정성 개선을 이끌었다. 지난 2023년 9월 출시한 전월세보증금대출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잔액은 1조9572억원이며 전체 여신에서 13%를 차지했다. 특히 청년과 다자녀 가구 특례 상품이 전체 공급액의 60%에 달해 주거 지원이 필요한 계층에 적시에 자금을 공급했다.

각종 지표도 양호하다. 수익성 지표가 되는 순이자마진(NIM)은 전년 동기 대비 0.43%포인트 증가한 2.49%다.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의 비율)은 지난해 대비 5.1%포인트 상승한 60.8%다.

현재 4분기 실적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정부의 가계대출 조이기 기조 속에서 경쟁사 대비 주택담보대출 축소로 인한 여파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큰 이변이 없는 한 4분기 실적도 무난히 호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연간 첫 흑자도 무리 없이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하나은행의 토스뱅크에 대한 지분법이익도 현재보다 더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시장에 대한 신규 진출 시 리스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금융사 지분을 전략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대부분 지분 투자 회사에서 경쟁력과 영업력이 근본적으로 개선되는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