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이젠 ‘용스엑’ 시대···세계 최초 4면 스크린X관 공개
좌우 벽면에 이어 천장까지 스크린 확장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4면 SCREENX(스크린X)관을 통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선사하고 앞으로도 기술로 콘텐츠 가치를 높이겠다.” (오윤동 CJ 4DPLEX Studio 담당)
CGV가 자회사 CJ 4DPLEX를 통해 4면 스크린으로 확장된 상영관을 전 세계 최초 국내 선보였다. 일명 ‘용아맥(용산아이파크몰 아이맥스관)’에 더해 ‘용스엑(용산아이파크몰 스크린X관)’으로 관객을 끌어모으겠단 전략이다.
◇천장까지 도입된 스크린, 몰입도 최강
23일 CGV는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스크린X관을 공개했다. 용산 스크린X관은 영화관의 핵심 요소인 3S(스크린·사운드·시트)를 강화했다. 용산 스크린X관은 오는 24일부터 운영되며, 주말 기준 가격은 2만2000원이다.
용산 스크린X관은 기존 좌·우·정면을 활용한 스크린X 기술을 진화시켜 천장까지 스크린의 영역을 확장했다. 천장 화면 투사를 위해 아트 사운드보드로 시공했고, 스크린 페이트를 칠해 스크린의 기능과 건축 음향 기준을 모두 충족했다. 특히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를 도입, 총 54개 스피커를 스크린 안쪽에 설치해 입체적인 사운드를 느낄 수 있다. 전 좌석엔 리클라이너가 도입돼 관객들이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게 했다.
앞서 CGV는 지난 2022년 CGV영등포 스크린X PLF(Premium Large Format)관을 선보이며 좌·우 실버스크린을 도입해 스크린X 2.0 시대를 열었다.
CGV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스크린X를 국내 첫 도입했고, 2015년 첫 상업영화를 개봉했다. 같은 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CGV는 2017년 할리우드 영화를 스크린X로 제작, 2020년엔 LOL 경기를 3면 스크린X로 생중계하며 이목을 끌었다. 지난해는 프로야구 경기를 스크린X로 생중계하며 스포츠 관람 문화 확산에도 기여하고 있다.
CJ 4DPLEX는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글로벌 기술 특별관 사업자로 위상을 높이고 있다. 스크린X로 제작한 콘텐츠는 2015년 6편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42편으로 늘어 10년 새 7배 성장했다. 스크린X 상영관 수도 2015년 59개에서 지난해 말 46개국 423개 스크린을 운영 중이다. 올해는 540여개, 내년엔 700여개 수준으로 늘리겠단 계획이다.
아울러 지난해 스크린X 글로벌 박스오피스는 역대 최고 실적인 9400만달러(약 1350억원)를 기록했다. 스크린X 주요 전략 국가인 북미 시장에선 ‘데드풀과 울버린’, ‘에일리언: 로물루스’ 등 개봉작이 호실적을 보이며 전년 대비 51% 성장했다. 일본과 유럽 시장은 전년 대비 까각 11%, 38%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스크린X 콘텐츠도 전년 대비 13편 증가했다. 특히 ‘듄:파트2’, ‘베놈:라스트 댄스’ 등 지난해 글로벌 박스오피스 톱20을 기록한 작품 중 17편이 스크린X로 상영됐다. CJ 4DPLEX는 할리우드 콘텐츠를 비롯해 제작·배급해 선보이는 오리지널 공연 실황 콘텐츠도 전 세계에 상영하고 있다. 올해 스크린X 라인업은 70여편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CGV는 시각특수효과(VFX) 제작을 내재화하고 제작 인력을 현지 제작사에 파견해 VFX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감독 및 제작사와 협업해 영화 기획 단계부터 본편 VFX까지 직접 참여해 특별관 포맷에 최적화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향후 4면 스크린X를 넘어 VR(가상현실) 콘텐츠의 스크린X 제작도 검토 중이다.
오윤동 담당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아이맥스의 대명사이듯 스크린X도 확실한 앰배서더가 필요해 올해 촬영에 들어가는 국내 대형 영화 1편을 4면 스크린X에 특화해 제작하기로 했다”면서 “할리우드 영화 2편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조진호 CJ CGV 국내사업본부장은 “CGV가 좌·우·정면 스크린을 넘어 천장까지 펼쳐지는 4면 스크린을 통해 또 한 번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면서 “4면 스크린X를 통해 극장의 진화를 모색하고 관객들이 영화관에서 다양하고 특별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직접 체험해본 4면 스크린X, 아쉬운점도
이날 기자는 돌비 애트모스 브랜드 트레일러와 스크린X 브랜드 필름, 뜻밖의 순간, 아이유 콘서트, 퇴마록, 플로우 등을 상영했다. 관객 입장에서 리클라이너 좌석은 영화를 편하게 보기 적합했고, 거의 누워 관람할 수 있어 천장 스크린까지 즐기기에 충분했다.
특히 4면 스크린에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가 결합돼 숲길이나 바람, 바닷가 등이 나오는 장면에선 영화관이 아닌 마치 현장을 누비는 기분이었다.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는 중저음 음역대에서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4면 스크린X관이 도입 초기다 보니 좌우와 천장 스크린은 정면 스크린 대비 해상도가 떨어졌다. 영화관 천장 스크린 표면에 격자무늬와 환기장치가 영화를 관람하는데 방해가 되기도 했다. 또 높은 음역대의 소리를 들어야 할 때는 중저음 음역대 대비 상대적으로 크게 들려 불편함도 느껴졌다.
오 담당은 “일반 상영관은 소리를 단순화해 분할하는 시스템이라면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는 각각 스피커가 채널로서 들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입체감있게 들릴 수 있다”면서 “중저음 음역대가 강점이기 때문에 하이 음역대에선 크게 느껴질 수 있다. 추후 제작하는 콘텐츠에선 스피거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좌우, 천장 스크린은 정면 스크린 대비 해상도가 떨어질 수 있으나 기술이 발전하고 있어 추후 정면 스크린과 비슷한 수준의 질감, 해상력을 제공할 수 있도록 보완할 것”이라며 “천장 스크린의 경우 관객에게 어떤 가치를 주기 보다는 영화를 극적으로 몰입하는 보조장치로서 작동하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