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5, 美 세제적용 목록서 제외···왜?
현지 양산화 작업 기간 길어져 인도 시점 연기 탓 “아이오닉5, GV70 전동화 모델 등 2분기 출고될 현지생산 모델부터 적용” 트럼프 2기 세제정책 존속 불투명···“하이브리드차 현지생산 확대”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최근 미국 세액공제 혜택 적용 전기차(BEV) 목록에 올랐던 현대자동차 신차들이 제외된 것으로 확인됐다. 각 모델의 현지 양산 안정화 작업이 길어져 고객 인도 시점이 미뤄졌기 때문이다.
20일 현재 미국 자동차 효율 정보 사이트 퓨얼 이코노미(Fuel Economy)에 게재된 세제혜택 적용 전기차 목록에 현대차 차량이 빠졌다.
당초 아이오닉5, 아이오닉9의 2025년형 모델이 게재됐지만 현재 없어진 상태다. 2025년형 제네시스 GV70 전동화모델도 목록에서 삭제됐다. 현대차그룹 차량 중 기아 EV6, EV9 2종만 남았다. 이달 초 등재됐던 현대차, 제네시스 전기차 3종은 10여일 만인 지난 14일 목록 최신화와 함께 지워졌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해당 목록에 신차를 등재하려면 전기차 배터리 핵심광물 채굴·가공 지역, 북미 지역 내 완성차 최종 조립 등 까다로운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지난 2022년 8월 해당 요건이 포함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시행된 후 현대차그룹은 세제 혜택을 적용받기 위해 분투했다. 배터리 공급망 재편, 현지 전기차 생산공정(HMGMA) 신설 등에 대규모 투자해 2년 6개월 만에 목록에 신차 이름을 올렸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요청에 따라 목록이 수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가 오는 2분기 이후 각 모델을 출고할 예정인데, 소비자들이 현재 해당 모델 구입 시 혜택을 적용받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단 우려에서다.
현대차 북미법인은 현재 HMGMA에서 아이오닉5에 이어 아이오닉9의 초기 양산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산 모델 물량을 온전히 대체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추정된다. 아이오닉5는 당초 지난해 4분기 중 HMGMA에서 본격 양산될 예정이었지만 직원 교육, 품질 안정화 등 절차가 길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GV70 전동화 모델도 같은 과정에 놓인 것으로 해석된다.
크리스 파우커트 현대차 북미법인 대변인은 전기차 전문 미디어 인사이드EV에 “아이오닉5, GV70 전동화모델에 2분기 이후 7500달러 세제혜택이 적용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대차는 그 사이 소비자를 위한 모델별 특가 인센티브를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기아는 이달 초 목록에 2026년형 EV6를 등재했다가 2025년형으로 수정했다. 다만 2025년형 모델은 이번 상반기 중 출시될 예정이고 현재 판매 중인 ‘한국산’ 2024년형 모델엔 세제혜택이 적용되지 않는다. 2026년형 EV9도 오는 3분기 출고 이후 세제혜택이 적용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 트럼프 2기, 혜택 철회 추진···현대차 “전기차 투자는 지속”
현대차가 이날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신차를 목록에 다시 등재할 수 있을 진 미지수란 관측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IRA를 비롯한 친환경차 보급 확대 정책을 수정, 철회해 세제혜택을 제거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이는 전기차 사업으로 수익성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기성 완성차 업체들에게 유리한 정책으로 해석된다. 반면 기존 정책을 기반으로 현지에 대규모 투자하고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 2위까지 오른 현대차그룹에겐 김새는 대목이란 분석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전기차 세제혜택 철회 시점이나 적용 대상 등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지만 현대차그룹 입장에선 미리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은 당초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구축한 HMGMA에서 하이브리드차도 양산할 계획이다. 다양한 동력원별 차량 수요를 충족해 현지 사업 수익성을 유지한단 전략이다. 동시에 전기차 분야 투자를 지속해 시장 선두권 입지를 공고히 다져나간단 복안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미국 전기차 판매 2위 업체에 올랐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사장)는 지난 14일 미국 매체 CBS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현대차가 전기차 분야 투자를 늘렸지만 많은 소비자들이 충전 인프라, 주행거리에 대해 우려하는 것을 안다”며 “현대차는 하이브리드차 라인업도 늘릴 계획이다. 자동차 산업에서 성공하기 위해 미래에 대한 명확한 관점을 갖고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