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전지’ 전고체 배터리, 상용·양산시대 가시권···韓 3사 현 주소는?
중국·일본, 전고체 배터리 시범 생산 돌입 ‘韓 선두주자’ 삼성SDI, 완성차 기업에 시제품 공급해 테스트 삼성 “2027년부터 본격 양산 시작”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꿈의 전지’로 꼽히는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양산시대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중국과 일본 등에서 전고체 배터리의 시범 생산에 돌입하면서 국내 배터리 기업 역시 목표 시점을 설정해 제품 개발·생산을 시작하기 위한 준비를 서두르는 모습이다.
배터리는 양극재와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 등으로 구성된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이 액체가 아닌 고체로 이뤄진 제품을 말한다. 기존 액체 전해질은 양극과 음극 사이의 이온이 자유롭게 움직인다는 장점이 있지만, 가연성이 있어 화재 위험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반면 전고체 배터리는 안전성이 액체 전해질에 비해 우수한 동시에 에너지 밀도와 출력도 더 뛰어나다. 화재 위험성은 낮으면서 배터리의 사용 이유인 용량 및 출력은 크다는 뜻이다.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대표적인 이유다.
단, 상용·양산시대의 본격화까지는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다. 전고체 배터리의 가장 큰 단점으로 지적되는 ‘이온 전도도’를 해결해야 한다. 이온 전도도는 물질의 이온 전도 경향을 나타내는 지표다. 고체 전해질은 액체 전해질에 비해 이온의 이동속도가 느리다. 이로 인해 고체 전해질에서도 액체 수준으로 이온 전도도를 높이는 것이 ‘해결과제’다.
시장에서는 2027년부터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양산이 시작될 것으로 본다. 중국·일본을 중심으로 연구개발(R&d)에 속도가 붙고 있어서다. 국내 3사 역시 목표 시점을 설정해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30년, 삼성SDI는 2027년, SK온은 2029년이 목표 시기다.
상용화 시점이 가장 빠른 삼성SDI는 국내 배터리 기업 중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서 선도기업으로 꼽힌다. 2013년을 전후해 소형 기기(스마트폰·노트북) 중심으로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시작했고, 2020년 들어 중대형 전지가 사용되는 전기차로 적용 범위를 확대해 연구개발에 집중하는 중이다.
또한 ASB(전고체 배터리) 사업화 추진팀도 신설해 오랜 기간 축적해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시점을 앞당기려 한다. 경기 수원에 전고체 전지 생산라인인 ‘S-라인’도 준공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현재 시제품 생산을 마치고 완성차 업체 3곳에 공급해 제품 성능을 테스트하는 중”이라며 “올해부터 내년까지 샘플을 공급한 후 2027년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2029년 상용화가 목표인 SK온은 올해 대전 배터리 연구원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구축한다. 아울러 미국 전고체 배터리 기업 ‘솔리드파워’에 3000만달러(약 400억원)를 투자해 전고체 배터리 공동 개발도 실행 중이다.
양산 시점을 가장 늦게 설정한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주력 사업인 리튬 이온 배터리 생산에 집중하는 동시에 전고체 배터리까지 개발하는 투트랙 전략을 펴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서두르지 않고 기술 및 경쟁력 확보에 무게를 두고 생산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