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혼다 “초개인화” 기술 전쟁···현대차 무기는?

차량 소프트웨어에 AI 적용, 승객에 필요한 기능 제안·지원 모비스, 승객 분석 후 서비스···현대차, 아마존 음성비서 탑재

2025-01-09     최동훈 기자
현대모비스가 오는 10일(현지시간)까지 나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되는 CES 2025의 현장에 마련한 부스 전경. / 사진=현대모비스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고객 경험 혁신의 화두로 ‘초개인화’를 내걸었다. 인공지능(AI) 등 신기술로 고객의 차량 이용 패턴을 분석, 기능 사용을 추천하거나 안전 운전을 지원하는 등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마련해 미래차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복안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BMW, 혼다, 메르세데스-벤츠 등 기업들이 최근 운전자 중심 초개인화 기술을 선뵀다.

BMW가 CES 2025에서 공개한 BMW 파노라믹 iDrive과 운영체제 10. / 사진=BMW

◇ BMW, 말 걸듯 기능 제어···혼다, 소통 로봇 ‘아시모’ 車에 이식

BMW, 혼다는 오는 10일(현지시간)까지 나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되는 국제 전자박람회 CES 2025에 참가해 초개인화 기능을 전격 공개했다.

BMW는 연말 이후 출시할 신규 전기차 시리즈 노이어 클라쎄(Neue Klasse)를 비롯한 모든 신차에 탑재할 운영체제 X(10)를 내놓았다. 운영체제 X는 기존 신차에 탑재된 최신 운영체제 9와 비교해 개선된 AI 기술을 기반으로 고객에게 필요한 기능을 직관적으로 제공하는 차별점을 보인다. 고객은 차량 앞유리 전체에 운행, 차량 정보를 투사하는 ‘BMW 파노라믹 비전’을 비롯해 1열 크래시패드 중앙 화면을 고객 주 사용 기능 위주로 재구성할 수 있다.

음성 제어 가능한 지능형 개인비서는 “마트 근처 전기차 충전소로 안내해줘”같은 자연어로 기능을 제공한다. 운전자가 과거 스포츠 모드를 활성화시켰던 경로와 유사한 구간에 접어들면 차량이 먼저 스포츠 모드 활성화를 제안하는 것도 가능하다. BMW는 운영체제 X를 비롯한 신기술을 통해 고객이 차량과 기술적, 정서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혼다가 휴머노이드 로봇 아시모(ASIMO, 왼쪽)와 동명의 최신 자동차 운영체제 아시모 OS를 소개하는 이미지. / 사진=혼다 북미법인

혼다는 CES 현장에서 내년 글로벌 출시할 전기차 시리즈 ‘혼다 0’에 탑재할 차량 운영체제 아시모(ASIMO)를 공개했다. 아시모는 지난 2022년 3월 사업방향 수정에 따라 퇴역시켰던 휴머노이드 로봇의 이름이다. 혼다는 아시모 로봇을 20여년간 개선시키며 확보했던 신기술을 기반으로 현재 차량 경험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아시모 운영체제는 자율주행, 첨단주행보조시스템(ADAS), 인포테인먼트 등 차량 전자제어장치를 통합 관리하는데 쓰인다. 아시모 운영체제는 원격(OTA) 업데이트를 통해 사용자의 선호도, 니즈에 따라 기능과 서비스를 향상시켜 개인화한 차량 소유 경험을 제공하는데 기능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가 차량 앞유리가 필름을 부착해 운행, 차량 정보를 탑승자에게 제공하는 기술 윈드쉴드 투명 디스플레이가 시연되고 있다. / 사진=현대모비스

◇ 현대모비스, 승객 감정·컨디션 읽고 기능 지원 “휴먼 테크”

현대자동차그룹에선 현대모비스가 CES 현장에서 인간 친화적 기술 ‘휴먼 테크’를 화두로 각종 신기술을 선보이며 현대자동차, 기아 공급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대모비스는 휴먼 테크를 ‘사람과 기술의 경계를 허물고 상호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사용자 안전, 편의성 등을 극대화하는 기술’로 정의했다.

이번에 공개한 홀로그래픽 윈드쉴드 투명 디스플레이 기술은 차량 앞유리 모든 곳에 이미지나 동영상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다. 홀로그래픽 과학 소재 필름을 사용자가 원하는 곳에 부착하면 운전자, 동승자 각자 필요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탑승자별 개인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현대모비스 부스에 전시된 기아 대형 전기차 EV9에 해당 기술을 탑재해 홍보했다. 2027년 기술을 양산화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사용자 기분이나 상황에 따라 실내 조명이 32종으로 바뀌는 ‘휴먼 센트릭 인테리어 라이팅’ 기술도 소개했다. 사용자 생체 리듬, 건강, 차량 외부 환경 등을 인식하고 서로 다른 색상의 조명을 발산해 운전자의 스트레스, 멀미를 저감하거나 하차 위험 예방, 문콕(문열림시 부딪힘) 방지, 자외선(UVC) 살균 등이 가능하다. 운전자 뇌파 정보를 분석해 경고등, 소리, 진동을 일으켜 안전 운전을 지원하는 엠브레인도 홍보했다.

CES 2025 현대모비스 전시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실차에 장착된 홀로그래픽 윈드쉴드 투명 디스플레이 기술을 체험하고 있다. / 사진=현대모비스

한편 현대차는 미국 온라인 플랫폼 업체 아마존과 손잡고 올해 미국에서 출시할 신차에 아마존 인공지능 비서 알렉사(Alexa) 기반의 서비스를 탑재할 계획이다. 사용자는 음성명령을 통해 음악 재생, 알림 설정, 가전 제어, 정보 검색 등 알렉사 기반 기존 기능을 차 내에서 누릴 수 있다. 차량에 적용 가능한 디지털 기술을 진화시켜 고객 경험을 혁신시켜나간다는 전략이다.

양산 제품이 주류를 이루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신규 수요를 창출하기 위한 초개인화 기술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미래차로 떠오른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단순하고 부품 외주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성과 확대를 위한 제품 차별화가 더욱 절실해졌다는 관측이다.

글로벌 자동차 SW 전문업체 럭스소프트(Luxoft)는 “자동차 시장은 엄청난 포화 상태에 도달한 상황”이라며 “자동차 제조사들은 기업 경쟁력 차별화를 위해 고도로 개인화한 제품과 기능을 개발하고 틈새 고객층을 공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