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 전성시대”···벤츠·BMW도 세단에서 눈돌린다

작년 SUV 비중 BMW 40%, 벤츠 35%까지 올라 국내 SUV 인기 영향···작년 기준 세단 대비 2배 수준 BMW ‘X시리즈’, 벤츠 ‘GLE·GLC’ 중심으로 확대

2025-01-09     박성수 기자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인기기 나날이 오르고 있는 가운데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BMW코리아 등 수입차 브랜드도 SUV 비중을 높이고 있다.

그동안 두 브랜드는 E클래스와 5시리즈 등 세단을 중심으로 성장했으나, 최근 국내에서 세단보다 SUV 강세가 두드러지면서 SUV 라인업 확대에 힘쓰고 있는 모습이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9일 자동차 시장조사기관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BMW SUV 비중은 39.62%(2만9148대), 세단은 44.80%(3만2953대)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벤츠는 SUV 비중은 35.18%(2만3362대), 세단은 58.15%(3만8612대)로 나타났다.

두 브랜드 모두 세단 비중이 더 높긴 하지만 이전과 비교하면 SUV 비중이 크게 늘었다. 특히 벤츠의 경우 지난 2022년엔 SUV 비중이 28.32%에 불과했으나 지난 2023년 35.45%로 늘었고 작년에도 비슷한 점유율을 유지했다.

지난해 두 브랜드가 각사 대표 모델인 E클래스와 5시리즈 완전변경 모델을 본격적으로 판매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SUV 비중 증가는 더 의미가 크다. 지난해 초 벤츠는 신형 E클래스를, BMW는 2023년 말 5시리즈를 출시해 작년부터 판매를 시작한 바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E클래스는 2만5937대로 전체 모델별 판매에서 1위를, 5시리즈는 2만697대로 2위를 차지했다.

이같은 흐름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SUV 인기가 급상승한 것과 연관이 크다. 당초 국내 자동차 업계에선 세단이 SUV 판매량보다 우위를 차지하고 있었으나, 패밀리카용이나 차박·캠핑 등 목적으로 SUV를 선호하는 고객들이 늘었다. 또한 기업들도 수익성이 높은 SUV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SUV 시장이 갈수록 커졌다.

그 결과 지난해 SUV 판매량은 81만4389대로 세단(43만581대) 대비 2배 가까이 시장이 확대된 상황이다. 여기에 레저용차량(RV·13만4849대)까지 포함하면 2배를 훌쩍 넘는다. 점유율로 보면 SUV(RV포함)은 65.9%, 세단은 29.9%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BMW, X시리즈로 SUV 시장 선점

두 브랜드의 SUV 점유율 확대는 BMW에서 먼저 시작했다. BMW는 5시리즈는 물론 SUV인 X시리즈를 중심으로 판매량을 늘리면서 벤츠와의 격차를 좁히기 시작했다.

X시리즈는 1부터 7까지 전 라인업이 고루 인기를 얻으며, 수입 브랜드 대표 SUV 라인업으로 성장했다.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차 모델별 판매 20위권 내에 X5(6102대), X3(5078대), X7(4333대), X4(4160대), X6(3449대) 등이 모두 포함된 것으로 집계됐다.

뉴 X5. / 사진=BMW코리아

BMW 관계자는 “국내에서 SUV 소비자들이 많아지다보니 자연스레 브랜드 내 판매량에서도 SUV 비중이 올라가게 됐다”라며 “BMW는 소형부터 대형까지 전 차급에 걸쳐 SUV 라인업을 갖추고 있어서 꾸준히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BMW는 올해 전기차 ‘iX’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며 전기 SUV 시장도 확대할 방침이다.

◇ 벤츠, GLC·GLE 중심으로 SUV 확대

BMW에 이어 벤츠도 SUV 라인업을 본격적으로 힘을 싣고 있다. 그동안 벤츠는 E클래스와 S클래스 판매량이 독보적이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SUV에 소홀한 모습을 보였으나, 세단 인기 감소에 따라 SUV 라인업을 늘릴 필요성이 높아졌다.

특히 그동안 회장님차로 불리던 대형 고급차 시장도 SUV 인기가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벤츠는 기존 인기 모델인 GLC와 GLE를 중심으로 SUV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GLC와 GLE는 지난해 수입차 브랜드 10위권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인기가 높은 차급인 만큼 트림을 추가해 소비자층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GLC 300 4매틱 아방가르드. / 사진=벤츠코리아

이어 벤츠는 작년 말부터 GLC, GLC 쿠페, GLE 쿠페, GLS 차급에서 디자인과 파워트레인을 다양화한 4종의 신규 트림을 출시했다. 구체적으로 GLC 300 4매틱 아방가르드, GLC 300 4매틱 쿠페 아방가르드, GLE 450 4매틱 쿠페, GLS 450 4매틱 등이다. 이를 통해 중형 및 대형 SUV 차급에서 선택 가능한 트림이 6종에서 10종으로 확대됐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2023년 하반기부터 소형부터 중형 및 대형까지 모든 SUV 라인업에 걸쳐 부분변경 및 완전변경 모델을 출시하고 있다”며 “작년 12월부터는 디자인 및 파워트레인을 다양화한 신규 트림들도 선보이고 있어 고객들의 선택지를 더욱 넓힐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