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美주식-⑤] '고평가 논란' 그치지 않는 팔란티어···테슬라 데자뷔?

고평가 논란에 이틀 연속 급락···최근 1년간 주가 4배 뛰어 러-우크라 전쟁 통해 기술력 입증···PER 334.4배 주가는 '시끌'

2025-01-08     이승용 기자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미국 증시에서 팔란티어 테크놀로지(Palantir Technologies)는 고평가 논란을 상징하는 종목으로 꼽힌다. 올해 들어 미국 월가에서 팔란티어에 대한 거품 논란을 제기하면서 팔란티어 주가는 일시적으로 조정을 받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팔란티어의 주가수익비율(PER)은 무려 334배에 달한다.

팔란티어 고평가 논란은 아이온큐 같은 양자컴퓨터 거품 논란과는 궤가 다소 다르다. 팔란티어는 흑자를 내고 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방산 분야에서 탁월한 인공지능(AI)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입증됐다. 다만 실적에 비해 주가 상승이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서학개미들은 테슬라 역시 한때 고평가 논란이 그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팔란티어가 과거 테슬라와 같은 주가 상승세를 보여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 이번에는 진짜 조정일까···일상이 된 '거품론’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증시에서 팔란티어 주가는 조정을 받고 있다. 지난 6일 –4.97% 하락한 데 이어 전날에는 –7.81% 떨어지면서 69.99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팔란티어 주가는 지난해 12월 24일 82.38달러로 고점을 찍은 이후 하향세다.

모건스탠리도 지난 7일 팔란티어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 축소'로 제시하고 목표주가를 60달러로 제시했다. 모건스탠리는 현재 팔란티어 주가가 과도하게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팔란티어는 2003년 설립된 기업으로 미 국방부와 중앙정보국(CIA)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팔란티어는 인공지능 분석프로그램 '팔란티어 고담'에 기반한 소프트웨어를 미국 주요 정부 기관에 납품하고 있다.

2020년 9월 30일 상장 당시 팔란티어 공모가는 10달러였다. 1년 전 팔란티어 주가는 15.67달러였다. 이후 지난 1년간 팔란티어 주가는 53.32달러(319.86%)나 치솟았다. 4배가 된 것이다. 지난해 12월 24일 고점 기준으로는 5배다. 팔란티어는 지난해 주가 급등으로 9월에 S&P500지수에 포함됐고 12월에는 나스닥100지수에도 포함됐다.

현재 팔란티어 시가총액은 1593.68억 달러에 달한다. 약 230조원이다. 전통 방산업체인 록히드마틴의 시가총액은 1099.75억 달러로 팔란티어보다 작아졌다.

최근 주가 하락에도 팔란티어 주가수익비율(PER)은 무려 334.4배에 달한다. 이는 엔비디아(54.4배), 아마존(46.8배), 마이크로소프트(34.7배), 알파벳 A(25.5배)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이다.

하지만 팔란티어는 상장 당시부터 고평가 논란에 시달려왔다. 1년 전에도 미국 월가로부터 고평가 논란에 시달렸다. 하지만 결국 주가는 1년 만에 4배가 됐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인정받은 기술력···제2의 테슬라?

팔란티어의 기술력은 검증이 완료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팔란티어가 유명세를 얻은 것은 2011년 5월 미국이 9·11 테러의 주범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할 당시 인공지능을 활용한 팔란티어의 분석 능력이 기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팔란티어가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 방산 분야에서 팔란티어는 인공지능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에 맞는 전략 수립을 제공하고 있다.

팔란티어는 인공지능 드론을 통해 분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GPS 없이도 러시아의 핵심 군사시설 등을 정밀 폭격하고 있다. 기존 록히드마틴과 같은 전통적 방산업체들은 제공할 수 없는 기술 영역이다. 팔란티어의 기술력은 러-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현대전의 양상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팔란티어는 최근 기업용 플랫폼 '파운드리'를 통해 민간 영역으로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피터 틸의 팔란티어 창업 계기는 금융사기를 방지하기 위한 프로그램 제작이었다.

팔란티어는 지난 2022년 4분기 첫 분기 흑자를 냈다. 지난해 3분기 매출은 7억 255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0% 늘어났다. 실적 성장세는 뚜렷하다.

팔란티어는 트럼프 정부 출범의 대표 수혜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팔란티어 창업자인 피터 틸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함께 페이팔을 공동 창업했던 ‘페이팔 마피아’ 일원이다. 틸 역시 공화당 지지자로 J.D. 반스 부통령 당선자와 가깝다.

서학개미들은 팔란티어를 제2의 테슬라로 여기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의 팔란티어 보관금액은 23억3154만4736달러(약 3조4000억원)에 달한다. 보관금액 기준 해외주식 종목 가운데 9번째로 많다.

서학개미들의 지난해 팔란티어 순매수 금액 역시 6억2086만2247달러(약 9000억원)로 테슬라, VOO, SCHD에 이어 4위다.